“결국 금강 물 끌어다쓸 것” 충청권 野도 반발…與는 “가짜뉴스”

진동영 기자 2026. 6. 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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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힘 ‘호남 반도체’ 전방위 비판
“정부 주리틀어 결정” 비판 가세
TK서도 “정치적” 반발 이어가
일각선 與 부동산투기 의혹까지
與 “악의적 흑색선전 대응” 강경
“섬진강 등 수량 15억톤” 주장도
국회부의장인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 성일종 의원 등 충청권 의원과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날 청와대에서 호남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충청권 국회의원과 시도지사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시설 투자 결정을 비판하면서 “국가 경쟁력이 걸린 산업 투자를 정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호남 반도체 투자 결정 과정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가운데 TK(대구·경북)에 이어 충청권까지 반발에 가세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공업용수·전력 등 기본적인 입지 조건부터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부·여당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라며 방어에 나섰다.

국민의힘 충청권 의원 및 시도지사들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이 결정해야 할 일을 정부가 ‘주리를 틀어서’ 결정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인력 수급 방안이 없고 용수도 부족하다”며 “또 서해안은 원자력발전이 불가능한데 신재생에너지만으로 반도체 산업을 하겠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고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자기들에게 찬성하면 부처고 반대하면 돼지라고 얘기한다”며 “대한민국이 전남 공화국, 민주당 공화국도 아닌데 이런 형태로 국정을 운영하면 국민들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성일종 의원은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호남 반도체 투자가 아니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조기 완공을 위한 인프라 지원과 민원 해결”이라고 했다.

이들은 특히 공업용수가 부족한 호남에 반도체 산업단지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충청권의 희생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지사는 “(호남의) 영산강·섬진강은 하천 수준이다. 식수도 부족한데 거기서 물을 공급할 수 없다”며 “결국 충남의 금강 줄기에서 물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질타했다.

대구·경북 정치권 또한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과 시도지사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공장(팹) 입지 선정은 산업 생태계와 기업의 경영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 없이 정치적 논리로 결정돼서는 안된다”고 반발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호남권에 물·전력·인력 등 반도체 산업 고도화를 위한 ‘3대 요소’가 부족하다며 원점 재검토를 거듭 주장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옛 IM 부문)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수 문제로 보면 영산강 유역에 연간 219만 톤이 부족하다”며 “전력에 있어서는 반도체 첨단 공정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용인의 삼성전자 산업단지에 필요한 10GW(기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1억 8000만 평 규모인 서울에 전부 태양광 패널을 깔아야 한다”며 “여기에 또 축구장 10배 크기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의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호남 반도체를 강행할수록 인근 상권과 주거지 집값·땅값이 수직 상승할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 공직자와 민주당 의원, 지자체장 등은 호남 관련 토지 보유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프로젝트 발표 전부터 철 지난 지역주의를 들먹이며 딴지를 걸고 나섰다”며 “관치행정이나 ‘기업 팔 비틀기’ 같은 자극적인 단어로 사실을 호도한다. 악질적인 흑색선전에 민주당은 관용 없이 대응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힘의 물·전력 부족 주장에 대해서도 광주 광산을의 임문영 민주당 의원은 “섬진강·영산강 유역의 7개 댐에 15억 톤 이상의 수량을 갖고 있다”며 “재활용 기술이나 가뭄·홍수 등 극단적 유량의 편차가 생겼을 때 이를 관리·정제하는 기술이 중요한 것이지 물 자체가 없어서 문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력 문제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갈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가 기본이 되고 다양한 에너지를 믹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마가연 기자 magnetic@sedaily.com강도림 기자 dor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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