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7월 초과이익 공론화..상생 5조 투입
정부, 7월 초과이익 공론화도 착수 예정
삼성, 협력사 상생협약에…5조 사회환원 약속도 이행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은 삼성과 SK가 대규모 투자와 이익 분배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양사가 호남에 800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정부는 7월 중 대기업 '초과이익'을 둘러싼 사회적 공론화에 착수할 방침이다.
29일 양사 발표에 따르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각각 400조원씩 총 800조원을 투입한다. 기존 용인·평택 거점이 전력·용수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비수도권에 새 거점을 짓는 대규모 장기 투자다.
이 같은 투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한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메모리 가격이 1년 새 약 4배 급등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메모리 사업에서 나란히 3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분기 실적은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면서 양사의 이익 규모는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막대한 이익은 분배 논의로 이어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추진하려던 '사회연대임금' 논의를 대규모 공론화로 확대할 방침이다.
당초 일회성 토론회로 검토됐던 논의는 전문가와 노동조합, 기업, 일반 국민까지 참여하는 사회적 공론화로 확대됐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더 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도록 주문하면서 관련 계획은 대통령실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방식으로는 독일식 '녹서·백서' 모델이 거론된다. 정부는 녹서를 통해 정책 결정에 앞서 의제를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백서를 통해 공론화를 거쳐 정책 방향을 확정하게 된다.
정부는 늦어도 7월 중 전문가 의견 수렴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다만 정부는 기업에 부담을 강요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에서 "기업에 손실과 위험을 강요하면서 국가적 필요를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손해 보지 않고 더 나은 전망을 갖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투여하는 일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성장의 과실이 전국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앞서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로 관여할 권한이나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대규모 투자와 초과이익 분배 논의가 맞물리면서 호황을 맞은 반도체 기업이 떠안을 부담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주주 반발을 겪은 터라 분배 논의의 향배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자체적인 상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에서 11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공급망에 속한 약 6700개 협력회사가 대상으로 자금·기술·인력 전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협약은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발표한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약속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약속한 '2·3차 협력회사 지원 및 산업재해기금 조성·운영'이 이번 협약에 포함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더불어 성장하는 운명공동체로서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상생의 온기가 2·3차 협력회사까지 전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