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스토리] 영흥화력의 빈자리를 SMR로 채울 것인가

조강희 2026. 6. 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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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

석탄발전소 폐쇄 이후 부지 활용의 대안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적극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한국남동발전과 현대건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SMR 도입을 위한 공동연구에 나서면서, 특히 인천 영흥석탄발전소가 잠재적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현재는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연구 단계로 어디에다 SMR을 건설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동발전이 소유하고 있는 수도권에 가장 큰 부지가 영흥석탄발전소로 탄소중립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명분으로 SMR이라는 원전으로 대체된다면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인천은 이미 오랫동안 수도권의 환경 부담을 떠안아 왔다. 수도권매립지는 수십 년 동안 서울과 경기도의 폐기물을 처리해 왔고, 영흥석탄발전소와 서구의 LNG 발전소는 수도권 전력 공급을 책임지며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의 부담을 감내하며 국가 발전과 수도권을 위해 희생해 왔다. 특히 영흥석탄발전이 사라지면 지역주민들은 비로소 오랜 환경 부담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하면서, 그 자리에 또다시 원전 시설인 SMR을 설치한다면 영흥도를 일방적으로 다시 한번 국가 에너지 공급기지로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SMR이 아직 충분히 검증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원전 업계는 SMR이 안전하고 경제적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상업 운전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대부분 사업은 설계 또는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미국에서도 SMR 사업은 경제성 부족으로 중단된 바 있다. 한마디로 기술적·경제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설익은 신기술인 만큼 인천 시민이 떠안아야 할 이유는 없다.

안전성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로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사고 가능성이 아무리 낮다고 하더라도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폐기물은 계속 발생하고, 한국은 아직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조차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결국 SMR이 도입된다면 그 부담은 미래 세대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주민 수용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영흥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석탄발전소 운영으로 인한 환경·건강 피해를 받아왔다. 석탄발전소 폐쇄이후 친환경 관광, 해양생태 복원, 재생에너지 산업, 해상풍력 등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전환의 기회가 될 시점에, 다시 원전이라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

인천 시민들에게 핵시설은 결코 낯선 기억이 아니다. 1994년 정부는 옹진군 덕적면의 굴업도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후보지로 일방적으로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지만, 주민과 인천 시민사회의 반발로 계획은 전면 백지화된 바 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영흥도 SMR 논의 역시 같은 저항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이에 인천시는 최근의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시급히 석탄발전소 폐지 이후 영흥 부지를 어떤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지 시민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은 필요하다. 그러나 탄소중립이 곧 원전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천은 더 이상 수도권의 환경 부담을 떠안는 도시가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우선하는 환경도시로 전환해야 한다. 영흥화력의 빈자리를 또 다른 원전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 전환 모델로 채워야 할 때다.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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