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100조 투자 청사진...서남권에 새 반도체 클러스터

차현정 기자 2026. 6. 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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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서남권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총 1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용인·청주에 이어 '제3의 메모리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청주, 서남권을 아우르는 총 1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전략을 수립했다고 29일 밝혔다. 용인에 600조원, 청주에 100조원, 서남권에 400조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서남권 신규 생산 거점 구상도./ SK하이닉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서남권 클러스터 조성이다. 회사는 용인과 청주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더라도 AI 메모리 수요를 장기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생산 거점 마련에 착수했다. 서남권에는 부지 확보부터 팹 건설, 생산설비 도입까지 총 400조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된다.

구체적인 입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서남권은 대규모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정부와 지자체가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지역"이라며 "구체적인 부지는 전력·용수·교통 등 인프라 여건과 부지 확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확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서남권을 선택한 이유로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부지 확보 가능성과 정부·지자체의 인프라 구축 의지를 꼽았다. 대형 팹은 착공부터 생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AI 메모리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에 맞춰 지금부터 차세대 생산거점을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존 생산거점 투자도 확대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당초 2045년으로 계획했던 4번째 팹 건설 완료 시점을 2033년으로 12년 앞당긴다. 다만 600조원 전체 투자금이 2033년까지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후 생산설비와 장비 투자는 시장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청주에는 100조원을 투자해 낸드플래시 신규 팹과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을 담당하는 첨단 패키징 역량도 강화한다. 회사는 청주를 낸드와 HBM,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AI 메모리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대규모 투자의 배경으로 AI 메모리 공급 부족 가능성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생산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많은 생산 능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HBM은 일반 D램과 같은 용량을 만들더라도 더 많은 웨이퍼가 필요해, 그만큼 생산 자원이 많이 들어간다. 결국 충분한 생산 능력을 미리 확보해 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생산거점인 이천의 역할도 유지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은 앞으로도 R&D와 첨단 공정을 이끄는 회사의 본사이자 중심 거점으로서, 그 역할과 위상이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기존 거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생산 기반을 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재원은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는 한 번에 집행되는 것이 아니라 수요 가시성에 맞춰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진다"며 "기본적으로는 회사의 영업이익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하되, 투자 원칙에 입각해 시장 상황을 살펴 가며 조달의 규모와 시점을 유연하게 조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