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프로젝트에 최대 4700兆 투자... 정부 ‘전력-용수 제공 방안’은 두루뭉술

세종=이현승 기자 2026. 6. 29. 16: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와 삼성, SK,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이 호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 설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최대 47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청와대가 개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SK·LG전자·GS 등이 ▲반도체 ▲AI 로봇 등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 투자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발표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관련 총 투자액은 4700조원으로 전해졌다.

또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화력 등을 조합해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팹(공장) 내부. /삼성전자 제공.

정부와 삼성, SK,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이 호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 설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최대 47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청와대가 개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SK·LG전자·GS 등이 ▲반도체 ▲AI 로봇 등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 투자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발표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관련 총 투자액은 4700조원으로 전해졌다. 분야별로 보면 호남권 신규 반도체 팹(fab·생산 라인) 건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을 투자한다. 또 두 회사는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팹 건설에 81조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기존 경기도 용인·평택 반도체 설비 증설 등에도 약 270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SK, GS, 네이버가 AI데이터센터 건설에 향후 최소 10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일정이나 지역 내 세부 공장 입지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삼성·SK가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공장을 돌릴 만한 전력과 용수를 확보할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이날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놓은 전력·용수 공급 방안에는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두루뭉술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 송전망 등 구체적 방안 안 보여

기후부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서남권 반도체 산단 가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위해 “접속선로를 신속하게 구축하고 풍부한 재생 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또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화력 등을 조합해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는 정부의 기존 전력 공급 계획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서남권에 부족한 전력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확보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팹 1기를 돌리는 데는 1기가와트(GW) 안팎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1기의 발전 용량이 1.3GW 정도다.

호남의 발전 설비 용량은 작년 기준 약 23.3GW로 지역 수요의 네 배 이상이다. 하지만 절반 가량이 태양광이다. 전력 생산량은 일조량이 많은 낮에 최대 11GW까지 치솟다가 밤에 8GW 수준까지 떨어진다. 낮에 남는 전력을 저장해 야간에 공급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한데 GW급 공장 한 곳의 수요를 감당할 설비 구축에 수조∼수십조 원이 든다.

또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반도체 공장 같은 대규모 수요처까지 보내기 위한 345kV(킬로볼트)급 대형 송전망 확충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호남권의 345kV급 송전망 13곳 중 12곳이 2026~2030년 ‘수용 부족’ 상태에 놓인다고 한다. 2031년 이후엔 13곳 전부가 이 상태가 된다. 기후부는 이날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345kV 변전소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전력 확보에 원전을 활용하겠다면서도, 반대하는 지역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대책은 없었다. 전남에는 영광 한빛 원전 1~6호기가 있다. 그러나 한빛 1호기는 작년 말 설계수명(40년)을 다해 가동을 중단했고, 2호기도 오는 9월 운전을 멈춘다. 한수원은 한빛 1·2호기의 설계수명을 10년 연장하기 위한 계속운전 운영변경허가를 원안위에 신청한 상태다. 원안위는 기기 수명평가, 안전성, 방사선 영향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3~6호기는 2034년부터 차례로 설계 수명이 끝난다.

◇ “가뭄 닥치면 여유용량 활용·농업용수 전환 등 쉽지 않을 것"

최첨단 반도체 팹의 경우 1기당 하루 약 20만톤(t)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4기가 지어진다면 하루 80만톤이 필요한 것이다.

호남권 핵심 물 공급처인 영산강과 섬진강 7개 유역 댐이 공급할 수 있는 물은 하루 337만t이다. 그런데 국내 댐 용수 계약률은 평균 90%가 넘는다. 댐이 공급할 물 대부분이 이미 쓰기로 한 목적지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산단 용수와 관련해 기후부는 “도수관로를 신속하게 건설하고, 다목적댐과 대체 수자원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AI데이터센터 용수에 대해서는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 용수 수요 발생시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내용만 밝혔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날 자유토론에서 산업용수 부족 우려와 관련해 “서남권 댐 여유량 등을 활용해 하루 40~50만톤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발전용·농업용 댐 수계 조정이나 전환을 통해 30만톤 이상을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또 “필요하면 하수 재이용과 댐 증고 등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가뭄이 발생할 경우 대체 수자원 확보, 댐 수계 조정과 여유 용량 활용, 농업용수 재배치 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현재 댐이 농업용 등으로 공급하기로 계약한 용수의 실제 사용률은 계약량보다 낮아, 유휴 용수를 반도체 공업용수로 쓸 가능성은 있다. 이 경우에도 지역 농민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문제가 남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