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공주 황위계승론 “있을 수 없어, 결혼할 이 없다”던 자민당 중진, 이튿날 “반성”

한기호 2026. 6. 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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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7선 나카소네 히로후미 개헌실현본부장
황실典範 개정 추진중 여성천황론 부상에 반대
아이코 공주 기대에 “황위계승, 인기투표 아냐”
“공주 천황되면 누가 결혼을…득남 압박도 커”
이튿날 해명 “적절치 않은 말…반성하고 있다”
“현행 典範서 안 된단 뜻, 공주 행복한 삶 바라”
연립여당, 개정 동의 중…이르면 30일 정부논의

‘황족 수 부족’ 우려를 해소하고자 황실전범(皇室典範) 법률개정을 논의하고 있는 일본 정치권에서 나루히토 천황(일왕, 66)의 외동딸 아이코 내친왕(공주, 25)를 향한 황위 계승론에 여당 핵심인사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가 하루 만에 고개를 숙였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카소네 히로후미 자유민주당 헌법개정실현본부장은 29일 당 본부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이코 공주 황위 계승은 있을 수 없다’는 전날(28일) 발언에 관해 “말(어휘)이 적절하지 않았던 점이 있었다. ‘반성’하고 있다”며 사실상 사과했다.

나루히토 일본 천황(일왕)과 외동딸 아이코(오른쪽) 내친왕(공주). [일본 내각 황실담당 ‘궁내청’ 유튜브 영상 갈무리]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장남이자 참의원(상원 격) 7선 중진인 그는 이날 “황실전범을 근본적으로 바꾸면 별개(상황이)지만, 지금(현행)의 황실전범이나 국회 논의에 있어서 아이코 공주가 천황이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나카소네 본부장은 앞서 전날 도야마현에서 강연 중 현행 황실전범 규정상 아이코 공주의 황위 계승론에 관해 “있을 수 없다”며 “아이코 공주가 천황이 된다면 결혼할 사람도 없을 것”, “(결혼해도) 남자를 낳아야 한다는 대단한 압박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나카소네 본부장은 여론조사 등에서 ‘여성 천황’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적잖은 상황도 언급하며 “인기투표가 아니다. 국가의 천황폐하를 결정하는 황위 계승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이며, 냉정하게 법에 따라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결혼 관련 발언에 대해선 “물론 아이코 공주의 행복한 인생을 바라고 있다”며 “세간 기대가 높아 ‘개인적인 걱정’을 말했다”고 해명했다. 일본적십자사 근무 중인 아이코 공주는 높은 호감도를 사고 있는 데다, 지난 22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여성 천황 찬성론이 73%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오른쪽) 국무총리가 지난 2025년 11월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8회 한일·일한 협력위원회 합동총회 참석차 방한한 일측 대표단 접견에 앞서 일한협력위 회장대행 겸 이사장인 나카소네 히로후미(왼쪽) 참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황실전범은 ‘황위는 황통에 속하는 남계(男系) 남자가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황족 남성이 낳은 아들만 계승 자격을 얻는다. 황족 여성은 황위를 계승할 수 없고, 일반인과 결혼할 경우 황족 신분을 잃어 현재 황족 수가 17명에 불과한 수준까지 줄었다.

현재 일본 황족 중 남성은 5명 뿐이고 황위 승계권이 있는 3명 중 2명은 노년이다. 현 천황의 조카이자, 황실 중 ‘41년 만의 아들’로 2006년 태어난 히사히토 친왕만이 사실상 유일 계승자로 거론되지만 향후 결혼·득남 여부가 불확실해 ‘황족 수를 늘리자’는 주장이 나왔다.

‘안정적 황위 계승’을 의제로 일본 국회 중·참의원 의장단과 여야는 황실전범 개정 방안을 논의해왔다. 여권은 일반인과 결혼한 여성 황족의 신분을 유지케 하고, 2차대전 패전 후 일반인이 된 구(舊) 황족 남계 남자 후손을 ‘양자 황족 남자’로 입적시켜 그 남성 자손부터 황위 승계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자민당은 이날 임시총무회(비공개 최고위원회 격)를 열어 황실전범 개정안 동의 당내절차를 마쳤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도 이날 오후 개정안을 심사한다. 정부는 여당의 승낙을 얻으면 이르면 오는 30일 각의(내각 회의)에서 최종안을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성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황실전범 개정 추진을 공언한 가운데, 여성 천황을 무조건 배제하지 않지만 여계(女系·여성 황족의 자녀) 여성은 안 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남계 여성에 해당되는 아이코 공주의 계승은 가능한 논리이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여성 천황 허용 논의는 제외돼 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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