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인터뷰]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 정경호 강원FC 감독 "전반기 100점…서울·울산·전북 다음 강원, 정말 대단한 수치"


[골닷컴] 김형중 기자 = 올 시즌 K리그1을 강타했던 강원FC의 정경호 감독이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100점을 주고 싶다"고 자평했다.
지난 9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 리조트 전지훈련지에서 '골닷컴'과 마주앉은 정경호 감독은 전반기 성적과 전술 변화의 배경, 그리고 후반기 구상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정 감독이 100점을 주는 근거는 명확하다. 강원은 K리그1 전반기 15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6승 6무 3패, 승점 24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그 위에 이름을 올린 팀이 FC서울, 울산 HD, 전북현대다. 그는 "서울, 울산, 전북 다음에 강원이라는 사실은 다른 걸 다 떠나서 정말 대단한 수치라고 생각한다"며 "그 위 세 팀은 우리보다 2배, 3배 가까이 인건비를 쓰는 팀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성과의 핵심은 6라운드 광주전을 기점으로 한 전술 변화였다. 정 감독은 "시즌 초반 다섯 경기를 헤매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라가는 형태로 전술 색채를 바꿨더니 경기력이 확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 변화의 핵심은 압박 중심의 수비 전환이었다.
정 감독이 공개한 데이터는 놀랍다. 강원의 전방 압박 강도를 나타내는 PPDA(Passes Per Defensive Action) 수치가 6.2를 기록했다. 정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리그, 독일 리그, 일본 리그 통틀어도 6점대는 최정상급 팀들만 나오는 수치"라며 "700~800회의 고강도 러닝을 유지하면서 이 수치가 나온다는 건 그만큼 카운터를 안 맞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광주전 전후 데이터 비교가 눈길을 끈다. 정 감독은 "광주전 전후로 뛴 거리는 똑같다. 차이는 방향이다. 광주전 이전에는 공격할 때 뛴 거리가 60%였는데, 광주전 이후에는 수비 압박하는 데 뛴 거리가 60%로 바뀌었다.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많이 뛰는 게 아니라 어디서 뛰느냐가 바뀌면서 경기의 질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정 감독도 빌드업 축구를 신봉하던 지도자였다. 그는 "빌드업에 미쳤던 사람이었다. 상대를 끌어내서 파괴하는 포지셔닝 축구를 굉장히 좋아했던 사람인데,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서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어야 된다'는 말처럼, 이게 지금 트렌드라면 따라가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의 선수들과 함깨 내건 슬로건도 설명했다. '지치면 지는 거다, 미치면 이기는 거다'라고 소개했다. 2024년부터 이어온 '간절함, 절실함, 절박함'에 이어 2025년에는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를 내걸었던 정 감독이 올해 선수들에게 심어준 정신이다. 그는 "미친 개 10마리가 운동장에 나가는 것처럼"이라고 표현하며 웃었다.


감독 1년이 코치 10년보다 힘들었다는 고백도 했다. 정 감독은 2023년 6월 강원에 부임했을 당시를 "강등 위기였고, 팬들은 '제발 강등만 막아주세요'라고 했다"고 기억했다. 2024년 윤정환 감독과 함께 준우승을 달성한 이후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감독직을 이어받아 2025시즌에 나섰다. 그는 "코치 10년보다 감독 1년이 정말 힘들었다"며 "가슴속에 사표를 넣고 다녔다"라고 털어놨다.
전반기 MVP로는 "사실 어떤 팀들은 특정 선수에 집중이 되는데, 강원은 누구 하나 빼면 안 된다. 원팀으로 잘 만들어진 팀"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는 선수들 모두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라는 의미였다.
후반기 포부도 밝혔다. 그는 "전반기에 잘했던 부분을 끌고 가야 한다. 후반기에는 상대 팀들이 강원을 분석하고 나올텐데 그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초점"이라고 말했다. 이승원, 신민하 등의 아시안게임 차출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힘들다고 핑계 댈 게 아니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늘 그래왔다"고 담담히 답했다.
사진 = 골닷컴,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