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는 왜 자진사퇴하게 뒀나… 즉각 경질 후 사과 기자회견 했어야

이재호 기자 2026. 6. 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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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왜 마지막까지 홍명보 감독이 하고 싶은대로 다하게 뒀을까. 최악의 성적, 그것도 두 번이나 기회를 받은 최초의 인물임에도 더한 실패를 또 경험케했으면서도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 자진사퇴하게 뒀다.

경질 후 홍 감독이 국민들에게 사과하게 해야했고 취재진의 질문도 받아 그동안의 의문들에 대해 설명하게 해야했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29일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사퇴를 발표했다.

28일 조별리그가 모두 종료되며 A조 1승2패 골득실-2의 성적을 거둔 한국이 최종 34위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이 실패한 다음날 내려진 결정이다.

홍 감독은 입장문만 읽고 퇴장했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고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선수를 선택할 때,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며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말했다.

끝으로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고,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면서 "지휘봉은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도 1무2패 조별리그 탈락, 이번 월드컵도 1승2패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한국 축구에 두 번이나 월드컵 감독 기회를 받은 것도, 이렇게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도 모두 홍 감독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12년전 명예회복은 없었다. 오히려 48개국 참가로 늘어나 토너먼트 진출이 훨씬 쉬워졌음에도 떨어진 부끄러운 성적만 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홍명보가 감독직에서 물러나는건 당연했다. 그렇다면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먼저 경질했어야했다. 이런 성적을 낸 감독이라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 앉혀놓을 수 없다는 것을 축구협회가 '경질'을 통해 보여줬어야했다.

이미 2년반전에도 아시안컵 4강의 성과를 거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수단 관리 실패의 이유로 '경질'하지 않았었나. 외국인 감독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둬도 경질해도 되고 한국 감독은 스스로 거취를 밝혀 나갈때까지 기다려줘야했던걸까.

경질을 당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해야했다. 선수 기용, 전술 문제, 사임 배경 등 물을게 많았지만 홍 감독은 오직 준비한 입장문만 밝히고 떠났다.

이런 성적으로 국민들을 분노케했으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더 할 수 없다고 축구협회가 알리고 결정했어야했다. 마지막까지 홍명보 감독을 배려해 경질이 아닌 자진사퇴, 그것도 홍명보에게 유리한대로 질의응답없는 입장문 발표로 끝내게 해준 대한축구협회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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