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는 왜 자진사퇴하게 뒀나… 즉각 경질 후 사과 기자회견 했어야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왜 마지막까지 홍명보 감독이 하고 싶은대로 다하게 뒀을까. 최악의 성적, 그것도 두 번이나 기회를 받은 최초의 인물임에도 더한 실패를 또 경험케했으면서도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 자진사퇴하게 뒀다.
경질 후 홍 감독이 국민들에게 사과하게 해야했고 취재진의 질문도 받아 그동안의 의문들에 대해 설명하게 해야했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사퇴를 발표했다.
28일 조별리그가 모두 종료되며 A조 1승2패 골득실-2의 성적을 거둔 한국이 최종 34위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이 실패한 다음날 내려진 결정이다.
홍 감독은 입장문만 읽고 퇴장했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고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선수를 선택할 때,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며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말했다.
끝으로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고,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면서 "지휘봉은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도 1무2패 조별리그 탈락, 이번 월드컵도 1승2패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한국 축구에 두 번이나 월드컵 감독 기회를 받은 것도, 이렇게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도 모두 홍 감독이 처음이다.

12년전 명예회복은 없었다. 오히려 48개국 참가로 늘어나 토너먼트 진출이 훨씬 쉬워졌음에도 떨어진 부끄러운 성적만 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홍명보가 감독직에서 물러나는건 당연했다. 그렇다면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먼저 경질했어야했다. 이런 성적을 낸 감독이라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 앉혀놓을 수 없다는 것을 축구협회가 '경질'을 통해 보여줬어야했다.
이미 2년반전에도 아시안컵 4강의 성과를 거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수단 관리 실패의 이유로 '경질'하지 않았었나. 외국인 감독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둬도 경질해도 되고 한국 감독은 스스로 거취를 밝혀 나갈때까지 기다려줘야했던걸까.
경질을 당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해야했다. 선수 기용, 전술 문제, 사임 배경 등 물을게 많았지만 홍 감독은 오직 준비한 입장문만 밝히고 떠났다.
이런 성적으로 국민들을 분노케했으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더 할 수 없다고 축구협회가 알리고 결정했어야했다. 마지막까지 홍명보 감독을 배려해 경질이 아닌 자진사퇴, 그것도 홍명보에게 유리한대로 질의응답없는 입장문 발표로 끝내게 해준 대한축구협회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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