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추적]마약환자 치료할 의사가 없다…국내 최대 마약 병동 가보니
업무강도 높고, 급여 낮아 전문의 확보 난항
대책 없는 정부, "중장기 개선책 논의 중"

전국에 있는 마약류 치료보호기관은 총 31곳. 이곳에서 국가가 지정한 마약치료보호 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마약치료보호 대상자는 모두 1649명으로, 전년(875명)보다 무려 88.5%가 늘었다. 지난해 마약치료보호 대상자 중 10%가 넘는 193명이 바로 이곳 부곡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곡병원에는 마약치료 병상이 90개로, 전국 마약치료 병상(332개)의 27.1%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부곡병원이 병상 운영을 중단한다면 중증 마약 환자들의 입원 치료 병상이 4분의 1 이상 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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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복도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만 40여 개 병상에서 마약중독 환자들을 치료하던 병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을씨년스러웠다.
국내 대표 마약 치료 기관이 사실상 '셧다운'된 이유는 뭘까.

문제는 전공의 4명도 조만간 부곡병원을 떠나야만 한다는 점이다. 관련 규정상 전문의 3명 미만인 곳은 전공의 수련병원 지정이 취소돼 전공의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정 부장 혼자 진료와 당직을 도맡아야 한다. 사실상 병원 운영 자체가 힘들어진 것이다.
결국 부곡병원은 입원 환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올해 초 입원 치료를 받던 마약 환자는 20여 명에 달했지만, 2~3월 순차적으로 다른 민간 병원으로 이동 조치해 지금은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입원병동이 있는 별관이 사실상 폐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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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마약치료 인프라의 붕괴는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복지부 산하 정신의료기관인 국립춘천병원 역시 마약치료 병동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춘천병원에는 마약 치료 병상이 10개 있지만, 2022년 담당 전문의가 사직한 이후 3년 넘도록 병상은 방치돼 있다.
서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217명의 마약치료보호 대상자가 치료를 받은 서울은평병원 마약관리센터에는 마약 환자를 전담하는 전문의가 없다. 마약관리센터라는 간판이 무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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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계자는 "은퇴한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현재 중·장기적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과 전문의는 "마약중독 치료를 전담하는 의사들 대부분이 고난도 업무에 시달리고 있어 의료기관들이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애초 정신과 전문의 수 자체가 부족한데, 제대로 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공공의료 붕괴 현상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찬우 기자 coldmilk99@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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