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실패한 ‘외인 2타’, 키움은 왜 다시 모험을 하는가

키움은 지난해 개막 이후 5월까지 외국인 투수를 케니 로젠버그 한 명만 데리고 경기했다.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타자 2명을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외인선수 3명 체제에서 타자 2명으로 시즌을 시작한 최초의 구단이었다.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까지 미국으로 떠난 공백을 메우겠다던 키움의 도전은 대실패로 끝났다. 푸이그는 40경기 타율 0.212로 퇴출됐다.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해 6월부터 외인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전환했으나 이미 늦었다. 5월까지 60경기를 치른 꼴찌 키움은 당시 선두 LG와 21.5경기 차, 5위 삼성과도 16.5경기 차로 벌어져 있었다.
올해는 다른 구단처럼 투수 2명·타자 1명으로 외인 구성을 했다. 알칸타라가 남았고 네이선 와일스를 새로 영입했다. 트렌턴 브룩스로 출발한 타자는 이미 5월말 케스턴 히우라로 교체됐다.
6월을 마치며, 키움이 또 모험을 한다. 부상으로 두 달 간 못 던지다 28일 NC전에 등판해 1이닝 만에 물러난 와일스를 방출하고 NC에서 방출된 2024년 홈런왕 맷 데이비슨을 영입한다. 29일 KBO에 계약 양도신청서를 낸 키움은 이번 주말 데이비슨의 계약을 가져와 7월4일부터는 합류시킬 수 있다.
이로써 키움은 히우라-데이비슨의 외국인 타자 2명 체제를 다시 선언했다.

키움의 시즌 팀 타율은 29일 현재 0.231로 압도적 꼴찌다. 바로 위 롯데(0.257)와도 큰 차이가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79경기를 치르고도 265득점, 아직 300득점을 넘기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송성문마저 미국으로 가 안치홍, 서건창 등 겨울 사이 영입한 베테랑 타자들에 의존하고 있는 타선 침체가 심각하다. 전반기 와일스의 부상과 대체선수 로젠버그의 비자 발급 지연 등으로, 등록 외인 투수는 2명이지만 사실상 알칸타라 1명으로 치른 키움은 홈런왕 출신 데이비슨이 매물로 나오자 미련없이 ‘외인 2타’ 체제로 전환을 택했다.
키움의 재도전이 성공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마운드가 먼저 안정돼야 한다.
지난해 실패 이유는 선발 계산 착오에 있었다. 개막 당시 키움은 로젠버그와 하영민, 김윤하, 정현우가 4선발까지 확실하게 메울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풀타임 선발 경험 있는 투수는 하영민뿐이었고, 하영민도 2024년 처음 100이닝 이상 던져 2선발로 지탱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2024년 입단한 김윤하와 지난해 신인 정현우는 키움이 선발로 키워서 내놓고 싶은 투수지 아직 풀타임 선발로 증명된 투수가 아니었다.
결국 개막하자마자 붕괴된 로테이션에 쩔쩔매다 실패를 인정했던 키움은 1년 만에 또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와는 다르다고 자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우진이다. 군 복무, 수술 뒤 재활까지 거친 안우진은 올시즌 복귀해 로테이션에 합류해 있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매력은 다시 점점 드러나고 있다. 외인 투수 1명 몫을 할 수 있는 안우진이 알칸타라와 선발 원투펀치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키움은 나머지 선발 세 자리에 대해서도 지난해 전반기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판단한다. 박준현, 하영민, 배동현을 믿는다. 고졸신인 박준현이 9경기에서 평균자책 2.98로 예상보다 좋은 투구를 했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배동현도 기복이 있었지만 선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다만 키움은 예상못한 변수에 실패한 경험을 이미 했다. 올해도 개막하자마자 선발 정현우에 김윤하까지 대체 선발감마저 전부 다쳐 시즌 초반 로테이션이 엉망진창이 됐다. 그 와중에 선발 중 가장 안정적인 하영민을 중간으로 이동시키려다 철회했고, 2년 차 박정훈을 선발로 기용했다가 다시 불펜으로 돌려보내는 등 전반기 내내 마운드 정비를 못하고 우왕좌왕 했다. 현재는 선발 5명 조각이 들어맞지만 변수가 또 발생할 때 키움의 대처 능력은 불안요소다.
키움의 위치는 지난해 ‘외인 2타’ 실패를 인정했을 때와 똑같다. 29일 현재 79경기 27승1무51패로 1위 LG에 21.5경기 차로 벌어졌고, 공동 5위 한화·두산과 12경기 차다. 최근 10연패 등 12경기에서 1승11패로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이 시점에 지난해 실패했던 전략에 다시 도전한다.
키움은 FA 등 외부 영입에서 발을 뺀 지 오래다. 최악이 된 타선은 내년에도 딱히 상승 기대 요소가 없다. 반면 3년 연속 꼴찌를 하면서 수확한 자원들로 키워볼 투수들은 많다. 키움은 후반기 ‘외인 2타’ 체제가 어느 정도 성공한다면 내년에도 도전하면서 국내 선발 투수들을 키우는 시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운영은 구단의 선택이다. 실패한 전략에 다시 도전하는 이유는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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