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역수출 신화'도 나이 앞에 장사 없나, 홈런 3방 맞고 '와르르'→벌써 시즌 8패…615억 계약 이대로 실패?

[SPORTALKOREA] 한휘 기자= '역수출 신화'의 원조조차도 나이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걸까.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켈리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6이닝 8피안타(3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부터 주니오르 카미네로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준 켈리는 2회 선두 타자 세드릭 멀린스에게 솔로 홈런(8호)을 얻어맞더니, 1사 1, 3루에서 얀디 디아스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3회와 4회를 잘 넘기며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또 홈런이 발목을 잡았다. 5회 말 2사 후 카미네로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463피트(약 141m)짜리 초대형 솔로 홈런(22호)을 맞은 것이다.
6회 말에는 MLB 통산 143경기 2홈런에 그치던 벤 윌리엄슨에게 비거리 402피트(약 122.5m)의 큼지막한 솔로포(2호)까지 맞으며 5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켈리가 무너진 가운데, 타선도 8회 1득점에 그치며 애리조나는 1-5로 경기를 내주고 '스윕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켈리의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 81⅔이닝 5승 8패 평균자책점 5.84가 됐다. 80이닝 이상 던진 양대 리그의 모든 투수 가운데 3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이고, 패배 역시 2번째로 많을 정도로 부침이 이어지고 있다.

켈리는 '역수출 신화'라는 표현의 원조 격인 선수다. MLB 경력 없이 마이너리그 무대만 전전하다가 한국에 왔고, KBO 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적인 빅리그 경력을 이어 왔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시즌 통산 119경기(118선발) 729⅔이닝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 641탈삼진을 기록한 켈리는 2019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에 합류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단 2년 550만 달러(약 85억 원)였다.
그런데 합류 후 기대 이상의 투구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하더니, 2022시즌 33세의 늦은 나이로 기량을 만개해 팀의 주축 투수로 거듭났다. 이후로도 애리조나 마운드를 지키다가 '예비 FA' 시즌이던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이적 후 켈리는 살짝 주춤하며 32경기 184이닝 12승 9패 평균자책점 3.52의 최종 성적을 남기고 FA로 풀렸다. 그리고 그를 영입한 팀은 친정팀 애리조나였다. 2년 4,000만 달러(약 61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어느덧 만 37세가 된 그지만, 그간 좋은 활약을 펼친 데다 애리조나가 익숙한 만큼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국 '에이징 커브'를 올해는 피하지 못했는지 MLB 입성 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내는 중이다.
켈리의 9이닝당 피홈런(HR/9)은 무려 1.98개이며, 9이닝당 피안타(H/9) 역시 10.14개로 심각하다. 두 지표 모두 MLB 데뷔 후 가장 나쁘다. 반대로 9이닝당 탈삼진(K/9)은 지난해까지 7~8개 선에서 유지되던 것이 올해 5.18개로 뚝 떨어졌다.
원래도 구위를 통해 상대 타자를 찍어 누르기보다는 제구와 볼 배합을 앞세워 범타를 유도하는 유형이었는데, 구위가 떨어지면서 범타가 될 타구가 안타나 장타로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성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 시즌은 물론이고 계약 2년 차인 내년 역시나 전망이 밝지 못하다. 궁지에 몰린 켈리가 과연 극적으로 반등해 '원조 역수출 신화'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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