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진다는 건 새 시대 위한 기회를 여는 것"… 한국과 쏙 빼닮은 사우디 회장, 월드컵 실패에 자진 사임 발표

김태석 기자 2026. 6. 2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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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raq Al Awsat, Saudi Arabia

<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어찌 보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한국과 더불어 가장 심각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의 난맥상을 드러낸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SAFF)의 야세르 알 미샬 회장이 대회 실패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아슈라크 알 와사트>에 따르면, 29일(한국 시간) 알 미샬 회장이 공식 성명을 통해 사임을 발표했다. 알 미샬 회장은 지난 2019년부터 7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사임 이유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거둔 최악의 성적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 H그룹에서 2무 1패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알 미샬 회장은 "대표팀이 월드컵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데 대한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이번 결과는 모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사우디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치르면서 세 명의 감독을 거쳤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 이탈리아 출신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도중 만치니 감독을 해임하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잡는 대이변을 일으켰던 프랑스 출신 에르베 르나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르나르 감독은 어찌 됐건 사우디아라비아를 월드컵 본선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르나르 감독의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듯, 대회 석 달도 남기지 않고 르나르 감독을 경질한 뒤 알 칼리즈에서 활동하고 있던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도니스 감독을 데려와 자리를 메웠다.

거듭된 사령탑 교체로 반짝 효과를 보려고 했던 이러한 결정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력을 점진적으로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가장 말이 많았던 아시아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알 미샬 회장은 이런 결과 앞에서 협회 수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알 미샬 회장은 "책임을 진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기회를 여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이유로 현재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지 않고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며 "사우디 축구와 국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월드컵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만큼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알 미샬 회장은 이미 대표팀 관계자들에게도 작별을 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행정 공백이 벌어지지 않도록 나름의 조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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