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축구협회 '또' 숨었다, 월드컵 탈락·홍명보 사퇴에도 '침묵 일관'

지난 25일 홍명보호의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 0-1 패배 이후 멈춰버린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나 공식 소셜 미디어(SNS)가 대표적이다. 월드컵 직전부터 체코전 승리로 분위기가 한껏 올랐을 때만 해도 뜨거웠던 축구협회 SNS는, "비록 조별리그를 조 3위로 마무리했지만, 32강 진출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남은 일정을 겸허히 기다리며 더 단단하게 준비하겠다"는 나흘 전 게시글을 끝으로 멈춰 섰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역시 한국의 월드컵 탈락 소식을 따로 전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 25일 남아공전 패배를 전했던 소식 본문에 '한국은 끝내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에 들지 못하면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는 내용 등을 덧붙여 수정하는 정도로만 '월드컵 탈락 소식'을 알리는 데 그쳤다. 물론 협회 차원에서 대회 탈락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릴 필요까진 없겠으나,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소식 등은 곧바로 전했다는 점에서 선택적 침묵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처참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적과 결과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전혀 없는 상태다. 그나마 현지에 지원단장으로 동행했던 박항서 단장 겸 부회장이 홍명보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게 된 것에 대해 대표팀 단장으로서 대한축구협회를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이마저도 직후 홍 감독 자진 사퇴라는 이슈에 묻혀 제대로 전달조차 안 된 상태다.
심지어 월드컵 현장에 동행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역시도 월드컵 탈락이라는 결과 앞에 모습을 감췄다. 아무리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들, 이날 축구협회를 대표한 사과까지 자신이 아닌 박항서 월드컵 지원단장에게 맡겼다. 박항서 단장이 고개를 숙이고, 홍명보 감독이 사퇴를 선언한 날 정 회장은 어느 공식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체코전 승리 소식을 전했던 정 회장의 SNS마저 월드컵 2연패 및 탈락 과정에선 모두 멈췄다.
문제는 이처럼 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축구협회는 숨어버리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축구협회는 나서서 상황을 수습하지 않았다. 그 행태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 탈락, 그리고 홍명보 감독의 불명예 퇴진 이슈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애초에 홍명보 감독 선임부터 월드컵 탈락 결과까지 그 근본 원인은 축구협회에 있었다. 그러나 최악의 결과, 그리고 거센 비판 여론 앞에 축구협회는 이번에도 자취를 감췄다.

김명석 기자 elcrac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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