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탁이 형이 대신 가지래요" 왜 KIA 김태형은 '첫 승' 대신 '2승' 기념구를 챙겼나? 실수가 만들어준 큰 의미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성)영탁이 형이 대신 이거 가지래요"
보통 기념구는 첫 승처럼 의미 있는 경기에서 챙기곤 한다. 그런데 김태형(KIA 타이거즈)은 '2승' 기념구를 챙겼다. 정작 첫 승 기념구는 없다. 무슨 일일까.
김태형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2승(2패)
구속은 최고 151km/h를 마크했다. 포심 34구, 슬라이더 22구, 스위퍼 20구, 체인지업 15구, 커브 3구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1.7%(58/94)다.
인생투다. 7이닝 소화는 커리어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5월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작성한 6이닝이다, 또한 94구 투구 역시 커리어 최고다. 앞서 최다 투구 수는 92구다.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1회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류승민을 헛스윙 삼진, 박준순을 3루수-2루수-1루수 병살로 솎아 냈다. 2회에도 1사 이후 김민석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았다. 3-4회는 삼자범퇴. 5회 1사 이후 안재석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번에도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 윤준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6회 역시 삼자범퇴. 한 번의 득점권 상황도 만들지 않았다.
7회가 옥에 티다. 선두타자 박준순과 맞대결. 0-1 카운트에서 2구 스위퍼를 던졌는데 약간 높게 꽂혔다. 이를 박준순이 놓치지 않고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김태형은 흔들리지 않고 세 타자를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김태형은 "평소보다 스피드가 잘 나오고 구위가 좋다고 느껴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초반 제구가 살짝 오락가락하면서 안타를 맞았다. 그래도 침착하게 (한)준수 형 믿고 던지다 보니 7이닝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초반 제구 난조에 대해서는 "공이 좋다고 느껴 세게 던지려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밸런스가 잡히니까 세게 던져도 잘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경기에 앞서 이범호 감독은 4이닝 3실점만 해줘도 된다고 했다. 이를 훌쩍 넘어선 투구. 김태형은 "제가 선발 나가면 자주 흔들린다. 계속해서 감독님, 코치님이 기회를 주시는 게 감사해서, 나갈 때마다 증명하고 싶어서 계속 열심히 한다. 오늘은 잘 된 것 같아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피홈런에 대해서는 "살짝 찜찜하다. 그래도 데뷔해서 제일 긴 이닝을 던져서 기억에 남는 날이 될 것 같다. 다음에는 (박)준순이에게 홈런 맞지 않도록 신중하게 던지겠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를 묻자 김태형은 "완봉도 제 목표에 있다. 조금씩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한편 김태형은 '2승' 기념구를 들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자들이 공에 대해 묻자 "(성)영탁이 형이 이거 대신 가지라고 했다. 첫 승 공을 (성)영탁이 형이 깜빡하고 안 챙겨줬다. 그래서 이것으로 기념을 하려 한다"며 웃었다.
김태형은 지난 5월 26일 키움전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9회 1사 2, 3루 위기에서 전태현이 3루수 방면 땅볼을 쳤고, 런다운 플레이를 통해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태그 아웃 처리했다. 워낙 극적으로 경기가 끝났기에 당시 마운드에 있던 성영탁을 비롯해 선수들이 공을 챙길 정신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인생투'를 펼친 날 기념구를 받게 됐다. 앞으로 멋진 피칭을 이어가라는 의미가 됐다. 성영탁(?)의 실수가 만든 예상 밖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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