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알프스 빙하' 벌써 다 녹았다

김나윤 2026. 6. 2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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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보손 빙하 (사진=AFP연합뉴스)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알프스 빙하가 벌써 다 사라지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빙하모니터링팀 글라모스(GLAMOS)는 올해 알프스 '빙하 손실일'을 29일(현지시간)로 예측했다. 빙하 손실일은 겨울동안 쌓인 눈과 얼음이 모두 사라지는 날을 말한다. 통상 알프스 '빙하 손실일'은 8월 중순쯤 도래하지만 올해는 심각한 폭염으로 이 시점이 29일로 당겨졋다. 역대 '빙하 손실일'이 가장 빨랐던 시점은 2022년으로, 당시 6월 26일에 빙하가 모두 녹았다.

연구진은 스위스 알프스에서 녹아내리는 물의 양이 6초마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하나를 채울 정도라고 추산했다. 마티아스 후스 글라모스 팀장은 최근 스위스 서부 론 빙하가 "이전 방문 이후 열흘만에 수직 방향으로 얼음 1m가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라인강과 론강 등 유럽 주요 하천의 상당한 물이 알프스 빙하에서 공급되는 만큼, 빙하 손실은 수자원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빙하가 빠르게 녹는 데는 반복된 폭염과 적은 적설량을 원인으로 꼽았다. 글라모스는 "올해 스위스 알프스 빙하 표면을 보충한 눈이 2010~2020년 평균보다 25% 적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 이어 6월에도 기록적 폭염이 유럽을 강타했고, 지난 겨울에 눈도 평년보다 크게 적었던 것이다.

여기에 3월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먼지가 빙하 표면을 어둡게 만들어 햇빛 흡수를 키웠다는 것이다. 빙하에 쌓인 눈은 햇빛을 반사해 아래 얼음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눈이 쌓이지 않으면 어두운 빙하 표면이 드러나면서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해 융해가 더 가속화된다.

알프스 빙하는 이미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글라모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4년 사이 스위스 일대 알프스 빙하의 부피의 38%가 사라졌다. 최근 50년동안 사라진 빙하는 1200개, 현재 남은 빙하는 약 1300개 수준이다.

한편 알프스가 있는 스위스도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다.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동부로 이동하면서 바젤 38.8℃, 부흐스 37.8℃, 비나우 37.3℃, 코핑겐 37℃ 등 스위스 곳곳에서 역대 최고기온이 잇따라 경신됐다. 스위스 기상당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수은주가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스 팀장은 "알프스 빙하가 녹는 속도가 평균보다 3개월이나 빠른 상황"이라며 올해 상황이 알프스 빙하 관측 사상 가장 극단적이었던 2022년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온이 35℃이든 40℃이든 상관없이, 폭염일수가 하루씩 추가될수록 빙하에는 매우 큰 악재"라며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100년에는 얼음 조각 몇 개만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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