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일만의 1군 복귀, 출근 시간도 잊어버렸다" 팔꿈치 수술 → FA 재수 → 잊혀졌던 이름…'구원왕' 서진용이 돌아왔다 [인터뷰]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군 첫날은 많이 당황했다. 너무 일찍 출근했다. 다들 '살아있었냐'고 농담을 하더라."
영광의 순간을 뒤로 하고, 긴 칩거의 시간을 가졌다. 외로움과 속상함을 버텨내고 다시 기회를 잡았다..
2023년 구원왕(42세이브) SSG 랜더스 서진용이 돌아왔다.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 2년전 FA 포기가 한층 더 아프게 다가올 그다.
26일 인천 한화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소화했다.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앨런 워커의 '더 드럼'이 울려퍼졌다. 3년전 SSG 마무리 시절부터 썼던 서진용의 등장곡이다.
이날 서진용은 한화 김태연에게 홈런을 허용, 1⅓이닝 1안타(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이튿날인 27일 한화전에도 이틀 연속 등판, 1이닝 무실점(1볼넷 1안타)으로 잘 던졌다.
28일 인천에서 만난 서진용은 "마운드 올라가는데 내 등장곡이 나오더라.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보직이 중요한 입장은 아니다. 서진용은 1군 마운드에 다시 선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그는 "좋은 투구밸런스를 찾는게 첫번째 목표였다"고 돌아봤다.
"첫날은 2군에 적응이 되서 아침 11시에 출근했는데, 연습 시작시간은 오후 3시니까. 시간이 너무 비더라. 제일 먼저 출근한 게 (오)태곤이 형, 그다음에 (최)정이 형이었다. '괜찮냐' '살아있었냐' 이런 농담을 해주니 예전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경남고)학교 후배 (최)민준이가 특히 반가워했다."

전성기 서진용하면 직구와 포크볼의 2지선다를 잘 활용하는 투수였다. 압도적인 직구를 지닌 투수가 아니다보니 종종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영리한 투구와 날카로운 포크볼로 극복하곤 했다. 서진용도 "직구 구속이 144~145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그 정도만 나오면 충분하다. 포크볼은 언제 던져도 자신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FA가 되지 않고 재수를 택한 게 결과적으론 큰 실수가 됐다.
"2군에만 있으니까 너무 답답하고 힘들었다. 여기서 던지는게 의미가 있나 그런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도 공을 놓고 싶진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니까, 이렇게 1군 기회도 왔다. 솔직히 2군에 너무 오래 있다보니 자신감이 조금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마운드 올라가니까 마음이 좀 편해졌다. 특히 문학 마운드는 익숙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7번)에 SK에 지명됐다. 야구계가 깜짝 놀란 야심픽이었다.
결과적으론 대기만성이었다. 2017년부터 1군 주요 불펜으로 활약했고, 2019년에는 필승조로 주목받으며 홀드 2위(33개)에 올랐다. 2022년에는 마무리로 전향, 21세이브를 올렸다. 이듬해에는 42세이브로 구원왕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며 리그도, 팬들도 서진용을 점차 잊어갔다. 지난해 1군에서는 3월 2경기(1⅓이닝)를 던진게 전부였다. 그 사이 김민 이로운 최민준 등 후배들이 그의 자리를 차지했다.
"솔직해 내가 쟤들을 이길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많이 했다. 일단 힘으로는 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힘에서 밀리는 순간 은퇴다. 어린 투수들 던지는 걸 보면서 나도 하나라도 배워가려고 노력했다. 전영준 같은 후배들은 나한테 주로 포크볼을 물어본다. 아낌없이 알려줬다. 나도 동기부여가 엄청 됐다."
서진용은 "'서진용이 돌아왔다' 이런 말은 솔직히 듣긴 좋은데,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시즌이 절반 정도 남았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올해도 올해지만 내년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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