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강진이 드러낸 베네수엘라의 참담한 경제·외교 현실

김지완 기자 2026. 6. 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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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재난 대비 태세·의료 인프라·전력망이 피해 키워"
경제난·美 제재·외교적 고립도 지진 대응 여력 제한
미 해병대 헬기가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의 지진 피해 지역 상공을 날고 있다. 2026.06.28.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최소 1450명의 사망자를 낸 강진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베네수엘라에서 수십년간 누적돼 온 6가지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스페인 EFE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FE는 첫 번째 문제점으로 대규모 재난에 대한 미흡한 준비 태세를 꼽았다. 베네수엘라는 지진 이후 피해자 구조, 구호물자 동원, 기본 서비스 복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실한 재난 대응 제도와 인프라 문제가 드러났다.

베네수엘라의 미흡한 의료 인프라도 피해를 더 키웠다. 베네수엘라는 의료 물자와 인력 부족, 장비 노후화 등의 문제를 겪어 왔다. 지진 이후 부상자가 대거 유입되자 피해 지역 병원들은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

취약한 전력망도 지진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였다. EFE는 지진 이후 피해 지역 병원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고립된 지역과의 통신이 끊기면서 구조 작업이 더 난항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은 인프라와 재난 대응 능력을 넘어 베네수엘라의 경제적·외교적 현실도 여실히 드러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지만, 현재는 호황기 때의 300만 배럴보다 크게 줄어든 매일 120만 배럴의 원유만 생산하고 있어 주요 수입원이 줄어들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률도 베네수엘라의 지진 대응 여력을 더 제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 물가 상승률이 387.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채와 미국 등의 제재도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누적 부채는 2400억 달러(약 370조 원)에 달한다. 이는 시장의 기존 추정치인 1500억~2000억 달러를 상회한다.

적대 관계인 미국의 제재도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일부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옥죄는 요소 중 하나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24년 7월 대선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논란으로 인해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도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 다만 지진 이후 미국을 비롯해 베네수엘라와 대립 관계였던 아르헨티나 등 우파 성향 국가들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EFE는 "이러한 인도주의적 외교가 더 지속적인 개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라며, 재건 과정에는 베네수엘라가 단독으로는 동원하기 어려운 자원, 자금 및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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