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닷새간 1000명 초과 사망”…‘침묵의 살인자’ OO에 시달리는 유럽

김미혜 기자 2026. 6. 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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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와일드 월드]
WHO 총장 “1억5000만명 극심한 폭염 노출”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대륙…대응 강화 필요
프랑스 폭염 피해 사망자 85% 65세 이상 추정
26일(현지시각) 폭염 적색경보가 내려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있는 관광객. EPA연합뉴스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초과 사망자가 1300명을 넘는 등 인명 피해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대규모 폭염이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각국에 폭염 대응 강화를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6월21일 이후 유럽에서 고온과 관련된 초과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럽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대륙으로 전 세계 평균보다 두배 빠른 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며 “현재 약 1억5000만명이 극심한 더위의 영향을 받고 있고 수백 명이 숨졌으며, 학교가 문을 닫고 전력망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과거에는 한 세대에 한번 발생할 정도였던 폭염이 이제는 거의 매년 반복된다”며 “열 스트레스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지만 유럽의 주택과 직장, 학교는 지금과 같은 고온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아 각국은 폭염 건강대응계획을 마련하고 보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거리 약국 전광판에 표시된 섭씨 46.5℃. 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프랑스에서는 24일 이후 약 닷새 동안 평소보다 약 1000명의 초과 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프랑스 공중보건청(SPF)에 따르면 24일 하루 사망자는 1200명을 넘었고 25일과 26일에는 각각 1400명을 웃돌았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집계된 초과 사망이 모두 폭염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4~5월 하루 평균 사망자가 900~1000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4일 이후 일일 사망자가 평소보다 수백명씩 늘어나면서 약 1000명의 초과 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피해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났지만 고령층에 집중됐다. SPF는 확인된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이었으며, 자택에서 발생한 사망도 평소보다 약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가장 더웠던 날로 기록된 날 파리 생마르탱 운하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청소년들. AFP연합뉴스

초과 사망은 폭염 적색경보가 발령됐던 파리를 포함한 일드프랑스를 비롯해 북서부 노르망디·브르타뉴, 중서부 루아르, 남서부 보르도 일대에서 두드러졌다.

약 11일간 이어진 폭염은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다소 누그러졌지만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폭염의 건강 영향은 만성질환 악화 등으로 며칠 뒤 나타날 수 있어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테파니 리스트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이번 폭염이 기상학적으로는 2003년 대폭염에 버금가는 수준이지만, 의료·보건 측면에서는 당시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노인요양시설 등의 대응 체계가 과거보다 크게 강화된 만큼 2003년과 같은 대규모 초과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대폭염으로 약 1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대부분이 고령자였다.

27일(현지시각) 번개가 치고 있는 에펠탑. AFP연합뉴스

한편 프랑스 기상청(Météo–France)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전국 곳곳에서 강풍과 우박을 동반한 강한 뇌우가 발생했다.

특히 일드프랑스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약 1만회의 번개가 관측됐으며, 이 가운데 1170회는 지면에 낙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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