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토큰]②데이터센터? 토큰 공장으로 변신

노명현 2026. 6. 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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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데이터 먹고 토큰 찍어내는 '지능공장'
성능 고도화 못지 않게 토큰 소비량 중요
포털 다음을 통해서 이용자들이 더 많은 토큰을 소비하게 만든다면 그것이 곧 큰 성공입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최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포털 다음 운영사인 'AXZ'를 인수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다음 서비스에서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솔라(Solar)'를 많이 쓸수록, 즉 토큰을 더 많이 소비할수록 업스테이지 수익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SK텔레콤(SKT), 네이버 등 국내 대표 IT기업들과 만나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SKT와 네이버는 'AI 팩토리(AI Factory)'를 전면에 내세웠다. 토크노믹스 체제에서 상품에 해당하는 토큰을 찍어내는 생산 공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토큰 공장이 온다

AI는 이용자 질문이나 요청에 답하기 위해 토큰을 소비한다. 토큰을 물리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지가 바로 AI 팩토리를 포함한 AI 인프라다. 젠슨 황 CEO는 AI 팩토리를 전력과 데이터를 원료로 토큰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지능 공장'으로 정의했다. 단순한 데이터 저장과 범용 연산에 머무르던 기존 데이터센터(IDC) 개념을 뛰어넘은 것이다.

정유사들이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려고 대규모 정유공장을 짓고 운영하듯 AI 인프라 기업들은 막대한 전력과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동원해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원동력(토큰)'을 생산한다. 

에이전트 AI 시대가 열리면서 토큰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되자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일제히 토큰 생산기지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SKT는 오픈AI와 서남권에 AI데이터센터를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협력해 울산에 짓고 잇는 데이터센터를 1기가와트(GW) 이상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SK그룹 차원의 협력으로 엔비디아 GPU 5만개 이상을 탑재한 대규모 AI 팩토리를 구축, GW급 이상의 규모로 사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역시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구축하기로 했다. 핵심 거점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전초기지로 활용한다. 내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이후 GW급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잡았다.

LG유플러스는 경기도 파주에 200M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고, KT클라우드도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320MW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연산 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갖춘 국내 기업들과 협력에 관심이 크다"며 "국내 기업들 역시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AI 인프라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AI로 토큰 쓰세요"

AI 인프라에서 생산된 토큰은 글로벌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모델을 통해 소비된다. 이용자가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에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최적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토큰을 소비하는 구조다.

결국 특정 AI 모델의 토큰 소비량은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해당 AI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는지 가늠하는 지표가 되는 셈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인공지능(AI) 모델 이용을 통한 토큰 소비 등 토크노믹스에 대해 언급했다./사진=업스테이지

그동안 업스테이지는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솔라의 성능을 높이는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이용자가 쓰지 않으면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를 당해낼 수 없다. 기업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솔라 접근성을 높여야 솔라가 소비하는 토큰량을 유의미하게 늘릴 수 있다. 

업스테이지가 AXZ와 함께 에이전트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인 '타임리'를 인수하며 통합 '업스테이지 컴퍼니'를 출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이용자들이 AI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일상의 편리함을 체감할수록 토큰의 부가가치가 커진다. 토큰 사용이 활발해지면  AI 인프라를 구축한 곳부터 AI 모델을 운영하는 곳까지 생태계 전반이 풍성해지는 선순환 고리가 작동할 수 있는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기업은 토큰을 생산, AI 모델 개발 기업은 이용자들이 토큰을 효율적으로 소비하도록 해 수익을 얻는 구조"라며 "전력과 데이터처럼 AI 시대에는 토큰이 가치를 측정하고 등가 교환하는 핵심 경제 단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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