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산 메모리칩 도입 추진…삼성전자·SK하이닉스 어쩌나

김석희 기자 2026. 6. 2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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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등 원가 부담 확대
중국 CXMT 생산능력 확대 중
삼성·SK 가격 협상력 영향 가능
서울 시내 애플 제품 판매점에 부착된 가격 인상 안내문. 연합뉴스

애플이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과 가격 인상에 대응해 중국산 메모리 칩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 시간) 애플이 백악관과 미 상무부 등 미국 정부를 상대로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칩 구매 승인을 요청하며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CXMT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 의혹으로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 기업(1260H)'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과의 거래가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애플은 정치적·평판 리스크를 우려해 정부에 사전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가 배경으로 지목됐다. IT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LPDDR5X 12GB' 가격은 올 1분기 77.1달러에서 2분기 145.9달러로 크게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오르면서 메모리 비용이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CXMT는 현재 월 약 20만 장 수준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올해 말 30만 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공격적인 증설과 저가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기술 기업들이 중국산 반도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애플 역시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중국산 메모리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

CXMT가 애플 공급망에 포함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애플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CXMT가 애플의 전체 메모리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가격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2022년에도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 양쯔메모리(YMTC)의 낸드플래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미국 정치권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미 상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였던 마코 루비오 현 국무장관은 "애플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YMTC 칩을 실제 조달할 경우 연방정부로부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도 애플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행정부가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이더라도 의회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며, CXMT 제품 가격이 기대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존 물레나르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공화당 위원장은 "애플이 중국 군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