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옌청 이렇게 잘 던지는데, 내년에 못볼 수 있다고? 복잡하게 꼬인 문제, 최종 결론은?

김태우 기자 2026. 6. 2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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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한화 선발진의 붕괴를 막아내며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대만 출신 아시아쿼터 왕옌청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는 여러 팀들의 희비를 갈라놓고 있다. 아시아쿼터가 리그 판도를 뒤흔들 만한 파급력까지는 아니지만 성공과 실패에 따라 순위표 구도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성공한 팀도 있고, 실패한 팀도 있고, 아직까지 고민인 팀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은 라클란 웰스(LG), 그리고 대만 출신 왕옌청(25·한화)이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2군에서 뛰었던 왕옌청은 KBO리그 10개 구단의 치열한 영입전 속에 가장 뜨거운 의지를 보여줬던 한화의 손을 잡았고, 한화는 그 영입전에서 성공한 결실을 톡톡히 맛보고 있다.

왕옌청은 시즌 16경기에서 80⅓이닝을 던지며 6승3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 속에 전반기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직 풀타임을 뛴 성적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도 20만 달러(약 3억 원)의 투자 비용은 모수 회수하고 남았다는 평가는 일리가 있다.

근래 들어 다소간 힘이 빠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26일 인천 SSG전에서 5⅔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건재를 과시했다. 타 팀 아시아쿼터, 특히 부진한 팀들의 아시아쿼터와 비교하면 한화의 비교 우위는 더 굳건해진다. 팀으로서는 올 시즌 최고의 영입이라고 할 만하다.

▲ 만약 아시아쿼터 제도가 폐지될 경우, 왕옌청이 확실한 외국인 2선발 재목으로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곽혜미 기자

그런데 그런 왕옌청을 내년에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물론 선수가 더 상위 레벨 리그에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제도 자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재계약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KBO 일각에서는 아시아쿼터 제도가 생각보다 큰 효용을 보지 못했고, 이에 따라 내년에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제도를 주장하고 있다. 기존 외국인 보유 3명에, 금액에 상한선을 두고 이른바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 소속 선수 및 직전 연도 아시아 리그 활약 선수로 제한을 둔 아시아쿼터와 달리 이런 제약이 없다. 다만 아직 구단마다 각론이 갈려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구단들은 아시아쿼터 제도를 아예 없애고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이 1년 밖에 되지 않은 만큼 폐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가진 구단도 있다. 육성형 외국인 선수 또한 1명으로 하느냐, 2명으로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 시기가 있었고 육성형 외국인 선수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도 있다. 구단의 시각과 이해관계가 달라 쉽게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워 보인다.

만약 아시아쿼터 제도가 폐지되면 한화로서는 왕옌청이라는 좋은 카드를 놓고 고민할 수 있다. 왕옌청이 올해 좋은 활약을 하고 있으나, 외국인 2선발로 믿고 쓰기에는 약간 모자란 부분도 보인다. 평균자책점은 준수하나 피안타율(.265)이나 이닝당출루허용수(1.48)에서 보듯이 압도적이라는 단어까지를 붙을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시아쿼터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상급의 매물이지만, 외국인 2선발로 보기에는 조금 부족한 애매한 위치에 있다. 보기 나름이지만 구단들은 이보다 더 구위가 좋은 미국 경력 선수에 모험을 걸 가능성도 높다.

▲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하며 LG의 1위 질주에 큰 공을 세운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라클란 웰스 ⓒ곽혜미 기자

아직 내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쿼터 제도를 더 유연하게 설계하자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지금은 직전연도에 아시아 리그에서 뛴 선수로 제한을 하다보니 풀이 좁다는 게 스카우트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한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풀이 좁으니 10개 구단이 보는 선수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확실한 선수가 부족해 바꾸기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시아 리그 소속이라는 제한을 풀면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일본·대만·호주 선수들도 대상이 될 수 있어 풀이 넓어진다. 아시아쿼터라는 명분을 지키면서 더 넓은 풀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금액을 조금 더 올리는 방안도 거론되는 등 어떻게든 아시아쿼터 제도를 살려보자는 의견이다.

한편으로는 아시아쿼터의 성공 비율이 그렇게 낮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0만 달러 정도의 값어치를 하는 선수들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구단 외국인 관계자는 “정규 외국인 선수들도 100% 성공하는 게 아니라 실패 확률이 꽤 높다. 그에 비하면 아시아쿼터 선수의 성공 비율이 그렇게 낮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정규 외국인 선수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쿼터 또한 구단의 스카우트 역량과 연관이 있는 만큼 잘 뽑아오면 제도는 활성화될 수 있다. 현장의 준비를 고려하면 이제는 내년 외국인 선수 제도의 최종적인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아시아쿼터가 유지될 수 있을지, 더 확대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의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 시라카와 케이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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