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세례를 맞고, 욕 먹는 것이 두려운 걸까.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대표팀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월드컵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낸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감을 의식해 공항에서 별도의 귀국 행사를 하지 않고 ‘쥐 죽은 듯이’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이후 “홍명보 감독과 조현우,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백승호, 김문환, 이강인, 설영우 등 선수 8명이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출발해 미국을 경유, 30일 한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그 외 선수들은 항공편을 나눠 다음 달 1일까지 순차적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팬들로부터 엿 사탕 세례를 받고 있다. /이태경 기자
축구협회는 “귀국 시 공항에서 별도 행사는 열지 않는다”고 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축구 대표팀은 원정 월드컵을 다녀오면서 항상 공항에서 귀국 행사를 열었다.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감독과 선수들이 카메라 앞에 서서 월드컵을 돌아보는 소회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감독으로 처음 월드컵에 출전했던 2014 브라질 대회 때는 대표팀이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돌아오자, 일부 축구 팬들이 공항에서 선수단을 향해 엿을 던지는 일도 있었다.
축구협회가 12년 전 같은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귀국 행사를 열지 않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축구협회는 “선수단이 이용하는 구체적인 항공편이나 본진 외 선수들의 귀국 일정은 별도로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