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핵폭격기·초계기·급유기 총동원해 카디즈 무단 진입

양지호 기자 2026. 6. 2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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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훈련서 장거리 공격력 과시
중국의 공중급유기가 지난 27일 중국 전투기와 공중 급유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 CCTV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7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넘나들며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장거리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중·러의 전략폭격기 여러 대를 4.5세대 전투기가 호위하며 동해·남해를 휘젓고 다녔고, 일부는 서태평양까지 진출했다. 중국의 최신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통제기, 러시아의 대잠초계기 등 다양한 기종이 투입된 훈련은 약 6시간 동안 계속됐다.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도 각각 긴급 대응을 위해 F-15K 전투기와,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이다. 중·러가 한·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이런 훈련을 하는 것은 한반도 주변과 동북아 일대에서 한·미·일의 제공권을 위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참여하는 군용기 기종과 훈련 내용도 과거에 비해 다양해져, 중·러가 역내 유사시를 상정한 여러 시나리오의 작전을 실전 연습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오전부터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10여 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으며 이 과정에서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사전 통보 없이 오전 8시 30분쯤부터 4시간가량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KADIZ에 진입한 중·러 군용기는 20대 미만이지만, 실제 훈련 규모는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김성규

우리의 합참 격인 일본의 통합막료감부는 이날 동중국해에서 출발한 중국의 훙(H)-6 전략폭격기 2대가 동해에서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Tu-95 2대, 러시아 대잠초계기 Tu-142 2대와 합류해 다시 동중국해까지 비행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J-16 전투기 2대와 러시아의 Su-30 전투기 1대는 호위 비행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중국 대륙 쪽에서 새로 출격한 중국 전략폭격기 H-6 2대가 러시아의 Tu-95 2대와 합류해 동중국해에서 서태평양으로 공동 비행을 했고, 중국 젠(J)-16 전투기 4대가 호위했다.

중·러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Tu-95 전략폭격기 여러 대는 러시아 극동 지역 아무르주에 있는 우크라인카 공군 기지에서 이륙해 일본 열도 인근에서 사거리가 3500㎞에 달하는 Kh-101 순항 미사일을 모의 발사하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유사시 중·러 협조를 통해 역내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J-16 전투기, 러시아 Su-30SM 전투기 등이 폭격기 편대를 호위하는 동안에 러시아 A-50U 조기경보기는 공중 지휘소 역할을, 중국 KJ-500A 조기경보기는 공역 감시를 맡았다. 러시아의 공중급유기 Il-78M과 중국 공중급유기 YY-20도 출격해 전투기에 대한 공중 급유를 실시했다. 중국의 젠(J)-10C 전투기와 Y-9 전자정찰기, 러시아의 Su-35 전투기 등도 훈련에 참여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張軍社)는 홍콩 문회보 인터뷰에서 “폭격기·전투기·조기경보통제기·공중급유기 등으로 구성된 완전한 공중 전력 체계가 확인됐다”며 “중·러 폭격기의 근접 편대비행과 공중급유는 양국의 연합 작전 협조 체계가 상당한 수준으로 성숙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중급유기가 러시아 군용기를, 또는 그 반대로 러시아 공중급유기가 중국 군용기에 공중급유를 해주며 군사 협력을 고도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미국과는 공중급유 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일본과는 관련 훈련을 한 적이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11차 공동 전략 공중 순찰’이라고 이름 붙인 이번 훈련이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 연례 훈련’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외무성을 통해 중·러 양국에 “중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 소식통은 “중·러 공군의 상호운용성을 고도화하면서 동북아 유사시 상황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성격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최근 들어 미국과의 연합 공중 훈련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중·러와 비교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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