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 '히혼의 수치' 재현인 줄 알았는데...역전골 후 동료들 눈치→스페인 피하려 '고의 실점' 의혹

김아인 기자 2026. 6. 2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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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알제리와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무대에서 또 한 번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의심케 한 ‘승부 조작’ 의심을 받고 있다.

알제리는 28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3차전에서 오스트리아와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두 팀은 나란히 승점 4점을 기록하며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결과만 보면 극적인 명승부였다. 오스트리아가 전반 28분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의 골로 포문을 열자, 알제리는 전반 45분 라피크 벨갈리의 환상적인 개인기에 이은 동점골로 응수했다. 후반전에도 오스트리아 마르셀 자비처의 골 이후 알제리 리야드 마레즈의 동점골이 5분 만에 터지며 2-2의 팽팽한 균형이 유지되었다.

문제는 후반전 쿨링 브레이크 이후 발생했다. 2-2가 되자 두 팀 모두 무승부만 거두어도 자동으로 32강에 진출한다는 계산하에 약속이라도 한 듯 공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오스트리아는 조 2위를 사수하고, 알제리는 승점 4점을 확보하면 각 조 3위 상위 와일드카드 진출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서로 박진감 없는 지루한 공 돌리기만 반복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는 축구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사건으로 꼽히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 ‘히혼의 수치’를 연상케 했다. 당시 서독과 오스트리아는 알제리를 탈락시키기 위해 서로 공격을 하지 않고 1-0 스코어를 유지하는 담합을 벌였고, 결국 알제리는 눈물을 흘리며 탈락했다. 44년이 지난 오늘날, 이번에는 알제리와 오스트리아가 손을 잡고 똑같은 형태를 연출했다.

그대로 평화로운 2-2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완전히 요동쳤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알제리의 에이스 리야드 마레즈가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며 3-2를 만들었다. 마레즈는 마치 1982년의 역사적 복수를 성공했다는 기쁨에 환호했다.

하지만 이때 기이한 장면이 포착되었다. 일부 축구 팬들은 SNS를 통해 “마레즈가 93분에 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하자, 동료들이 오히려 마레즈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이대로 이기면 16강(32강 토너먼트)에서 강호 스페인을 만나기 때문이었다. 동료들의 맹비난을 받은 마레즈 역시 상황을 파악한 뒤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고 의심했다.

실제로 알제리가 J조 2위가 되면 토너먼트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만나지만, 3위로 떨어지면 비교적 수월한 스위스를 만나게 되는 대진이었다. 동료들에게 ‘눈치 없는 골’이라며 질타를 받아도 무방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결국 황당한 시나리오가 이어졌다. 알제리 수비진은 불과 3분 뒤인 후반 추가시간 6분, 오스트리아의 샤샤 칼라이지치에게 길을 열어주며 헤더 동점골을 헌납했다. 이 동점골로 오스트리아는 극적으로 생존하며 J조 2위(스페인전)를 확정 지었고, 알제리는 원하던 조 3위로 내려앉으며 스위스를 만나는 ‘꿀 대진’을 완성했다. 팬들은 알제리가 더 쉬운 토너먼트 대진을 받기 위해 고의로 드러누워 동점골을 내줬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 후 마레즈는 '비인 스포츠'를 통해 “다소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추어야 할지 모를 경기였지만, 결국 중요한 건 32강 진출이다. 두 팀 모두 진출할 자격이 있었다”라며 “우리가 3-2를 만들었지만 막판에 따라잡혔다. 그 실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하며 스위스전 대비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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