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 같은 국내 증시…변동성 키운 건 레버리지·테마상품 쏠림
韓증시 ETF점유율 10년새 4배
코스피 변동성도 4배 가량 ‘쑥’
운용사 테마상품 우후죽순 출시
수급 왜곡·개별종목 주가 교란
레버리지 출시후 진폭 더 커져
![지난 26일 코스피가 5.81% 급락하며 8411.21에 마감했다.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8/mk/20260628211203561nfuo.jpg)
ETF의 급성장으로 인한 주가 왜곡 현상이 한국 증시의 새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문제다. 분산투자의 상징이었던 ETF가 오히려 개별 중소형주를 교란하고, 시장 쏠림과 투기 거래를 조장하는 촉매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내 상장 ETF의 운용 규모는 502조원을 기록해 올 들어 69% 급증했다. 이는 지난 26일 코스닥 시가총액 479조원마저 앞서는 숫자다.
국내 전체 ETF 중 절반은 국내 주식형 상품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3%를 점유한다. 전체 시총 중 ETF 주식 점유율은 2016년 0.9%였던 것이 10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실제 주식 거래에서 ETF의 영향력은 주식 점유율보다 2배 가까이 커진다.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인 유동 주식 비율이 대개 50~60%여서다.
ETF를 통한 단타·투기 거래는 중동 전쟁, 강세장에서의 잦은 조정과 더불어 올해 코스피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다.

국내 ETF 투자자들의 빈번한 손바뀜과 레버리지 상품 투기는 증시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 올해 국내 상장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3조원으로, 국내 증시 전체(ETF 미포함·50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ETF 시장이 국내 증시 시총의 약 7%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매 회전율이 매우 높다. 레버리지·테마형 ETF 단타 거래의 영향이다.

운용사들이 인기 테마에 따라붙어 점유율을 경쟁할 생각만 하다 보니 수급이 왜곡돼 주식시장 급등락으로 이어지고 잇다. 특히 반도체 ETF는 몸집이 너무 커져 개별종목 주가 방향성까지 좌지우지하는 모습이다. 특히 삼전닉스 인기에 편승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은 가격발견 기능이 매우 약화됐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미반도체 유동 시총에서 국내 ETF 보유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했다. 이는 2년 전 9%에서 4배가량 폭증한 숫자다. 같은 기간 리노공업도 유동 시총 내 ETF 보유 잔액 비중이 12%에서 34%로 증가했고, DB하이텍은 8%에서 32%로 늘어났다.

‘큰손’인 ETF 수급을 참고해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잦아졌다. 추종 매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는 물론 액티브 운용을 하는 펀드매니저도 ETF 수급을 참고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대”라며 “증권사 법인영업 담당자들도 기관투자자에게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할 때 ETF 수급과 리밸런싱 자료를 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ETF 왝더독’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경고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ETF 시장은 해외에 비해 워낙 빠르게 팽창해 해외 연구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정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현행 2배인 레버리지 배율을 1.5배 등으로 강제 하향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디렉시온은 2020년 코로나19로 시장 발작이 일어나자 자발적으로 레버리지 배율을 3배에서 2배로 낮춘 바 있다.
이 밖에 이미 출시된 상품인 만큼 가이드라인을 또 바꾸기보단, 시장이 상품을 스스로 소화하도록 지켜보자는 견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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