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AI 전환의 미래’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대화 필요

황덕순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 위원장 2026. 6. 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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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찾아주며, 때로는 정서적 교감까지 하는 생성형 AI는 경탄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미 청년을 중심으로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연구도 잇따른다.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은 G2와 빅테크 기업이 지배하는 AI 가치사슬 속에서 세계 모든 나라가 서열화되는 미래를 예고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우리나라는 이 미래세계에서 부를 나누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가 소수의 내부자에게 집중되는 현실을 보면, K자형 양극화가 더 심화된 미래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미래가 이처럼 어둡기만 할까. 다행히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역사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고 해서 일자리가 줄어들지만은 않았음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야 했지만, 그 부담을 사회가 나누기 위한 복지제도도 함께 발전해 왔다.

그렇다고 낙관만 할 수도 없다. 기술적으로도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 남아 있다. 모라벡의 역설, 심투리얼 갭(Sim-to-Real Gap), 감각을 지능으로 구현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현실 적용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장애와 사회적 선택의 문제도 크다. 편향 문제나 고영향 AI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 역시 사회적 논의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기술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의 필요성과 함께, 반도체 기술과 하이브리드 소프트웨어 역량, 제조공장 운영 경험에서 축적한 ‘암묵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에는 정부와 기업, 학계가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불확실한 가운데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가장 클까. 시사점을 주는 두 차례의 사회적 대화가 지난해 이후 있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인공지능과 노동 연구회’와 국회 사회적 대화 추진 TF의 ‘첨단·신산업 경쟁력 강화(AI 전환 대응) 협의체’다. 전자는 녹서를, 후자는 잠정 합의문을 내놓았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녹서는 노사정이 아닌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한 데 그쳤고, 잠정 합의 역시 기술 도입에 따른 직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둘러싼 노사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동조합은 고용 보장과 성과 배분을, 사용자는 경영권과 투자 재원 확보를 내세우며 맞설 것이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AI 전환은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 아니라, 각자가 당장의 손실을 피하려는 근시안적 타협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AI 전환은 청년세대에게 K자형 양극화가 더 심화된 사회를 물려주게 될 것이다.

비관적인 미래에 대한 냉엄한 인식이 노사의 상생을 이끄는 AI 전환의 출발점이다. 전국 중앙 조직만이 아니라 단위노조와 기업의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노사의 전국 조직은 AI 전환이 사회적 합의와 공통의 가치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을 지원할 기술 전문조직을 갖춰야 한다. 정부 역시 AI 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고용·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교육훈련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도 사회적 대화가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황덕순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 위원장

황덕순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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