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1승 했잖아' 느슨한 계산 어긋…대한민국만 이길 생각 없었다 → 박지성 절규 "공격 숫자 늘려" 월드컵은 이래야 한다

조용운 기자 2026. 6.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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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어 토너먼트 진출 조건이 대폭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축구 난민이 되어 세계 곳곳의 경기를 지켜보니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대한민국은 실력 이전에,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절박함에서도 다른 팀들에 뒤처져 있었다.

홍명보호가 8년 만에 다시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조 3위 와일드카드를 노렸지만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순위는 34위였다. 32개국 체제로 치러졌던 기존 월드컵 기준이라면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을 성적이다. 이번 대회가 48개국 체제로 확대돼 단 16개 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은 더욱 크다. 대회 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였던 한국이 받아든 성적표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더욱 뼈아픈 것은 승리를 향한 절박함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한국은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전을 위한 투혼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중원의 이강인은 공수 전역을 오가며 고군분투했지만, 상당수 선수들은 상대 압박에 막히자 유기적인 움직임을 잃은 채 고립되는 장면을 반복했다. 벤치에서 출발한 주장 손흥민 역시 후반 교체 투입돼 동료들을 독려하며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애썼지만, 이미 무너진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의 전술 운영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경기 막판까지 승부수를 띄우는 과감한 선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을 투입했을 때만 해도 후방 숫자를 줄이고 공격 숫자를 늘리는 승부수가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선수만 교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종료 직전까지 스리백 시스템을 유지하며 후방에 3~5명의 수비 자원을 고정하는 보수적인 운영을 고수했다.

답답한 흐름에 박지성 JTBC 해설위원도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을 내놨다. 박 위원은 중계 도중 "지금 상황에서는 공격 숫자를 늘려야 한다. 후방 숫자를 그대로 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골이 필요한 만큼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 최대한 많은 선수를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0-1로 지든 0-2로 지든 조 2위 경쟁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홍명보 감독의 과감한 결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쯤되면 홍명보 감독은 패배를 어느 정도 받아들인 채 추가 실점을 막고 골득실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월드컵은 계산기를 두드리는 무대가 아니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무대다.

실제로 다른 조 팀들이 보여준 투혼은 한국과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전력 열세의 에콰도르는 독일을 상대로 선제 실점 이후 곧바로 균형을 맞춘 데 이어 역전승까지 일궈냈다. 세네갈 역시 승기를 잡은 뒤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5골을 몰아쳤다. 비기기만 해도 동반 생존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던 크로아티아와 가나는 후반에만 네 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쳤고, 이집트와 이란 역시 종료 직전까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홍명보호의 마지막 희망을 끊어낸 콩고민주공화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맞대결은 투혼의 결정판이었다. 대승이 필요했던 우즈베키스탄이 먼저 앞서가자 콩고는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2-1로 경기를 뒤집은 뒤에도 수비적으로 물러서지 않고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끝까지 전진했다.

홍명보 감독은 0-1로 뒤진 상황에서도 더 큰 패배를 우려해 승부수를 던지지 못했다. 체코전 승리로 확보한 승점 3점이면 조 3위 싸움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3점으로 32강에 오른 건 세네갈이 유일했다. 애초 1승 만으로는 오를 수 없는 곳이었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마지막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추가 득점을 위해 쉼 없이 달렸다. 세네갈을 제외한 조 3위 7개 팀은 모두 승점 4점을 확보했다. 벤치에서 기적 같은 결과가 나오기만 기다린 한국의 접근법은 끝까지 승리를 향해 돌진한 경쟁국들의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어 토너먼트 진출 조건이 대폭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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