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수원 팔달경찰서 ‘나이트런’ 함께 뛰어보니

유혜연 2026. 6. 2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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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는 골목이 없는 ‘신발 신은 순찰차’

경찰·러닝크루 30여명 4개조 나눠
3.64㎞ ‘보행자 눈높이’ 안전 확인
“취약지 사진 SNS 공유하면 반영”
주민 참여 치안 프로그램 성장 계획

지난 25일 저녁 수원시 팔달구 골목 일대에서 ‘팔달 나이트런’ 참가자들이 팔에 야광 표식을 달고 경찰관과 나란히 달리고 있다.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용히 달리다 위험 지점이 나오면 멈춰 서서 살폈다. 2026.6.25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여기 위험하겠는데?”

가파른 경사길을 내려서자 골목 안이 어두웠다. 계단 귀퉁이는 금이 가 있었고 난간도 없었다. 앞서 달리던 이들이 속도를 줄이며 그 앞에 섰다. 누군가 핸드폰을 꺼내 어둠 속 계단을 비췄다. 사진을 찍고 나서야 다시 발을 뗐다. 평범한 달리기가 시민의 안전을 살피는 순찰이 된 순간이었다.

며칠 전 평일 오후 8시께 수원팔달경찰서 민원인 주차장 주변으로 가지각색 러닝화를 신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2021년 결성된 수원 지역 러닝 크루 ‘에쌀씨’(수원러닝크루) 회원들과 수원팔달경찰서 경찰관들이 함께 야간 취약 골목을 달리며 살피는 순찰 러닝 프로그램 ‘팔달 나이트런’의 첫발을 내딛는 날이었다.

경찰관 6명을 포함한 30여 명이 4개 조로 나눠 출발했다. 경찰관이 각 조의 조장을 맡았다. 시작 지점인 수원팔달경찰서 뒤편 언덕은 경사가 가팔라 숨이 찼다. 골목으로 접어든 뒤로는 달리다 멈추고 살피고 다시 뛰는 과정이 반복됐다. 난간 없는 계단, 시야가 막히는 굴곡진 길목 앞에서 발길이 조용히 머물렀다.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수고해요” 한마디를 건넸다.

코스에 명소는 없었다. 인적이 드문 만큼 순찰이 더 필요한 길들이 대상이었다. 지동벽화마을과 수원제일교회 뒤편을 지나 수원천 지동교를 건너자 불이 꺼진 남문시장 안쪽이 나왔다. 이후 팔달문을 옆에 두고 달려 남수동 골목으로 접어든 뒤에는 수원시미디어센터 뒤편과 창룡문 인근의 어두운 길목을 돌아 경찰서로 향했다.

전체 거리는 3.64㎞, 평균 페이스는 ㎞당 12분이었다. 달리고 걷는 내내 주변을 살폈고, 위험한 곳을 확인하려 멈춰 선 시간이 더 많았다. 어둠이 짙은 길목이나 난간 없이 급하게 꺾이는 계단 앞에서는 자연스레 속도를 늦췄다. 밤길을 걷는 보행자가 실제로 불안을 느낄 만한 곳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순찰을 마친 참가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정혜유(32)씨는 “골목이 생각보다 어두운 곳이 많다. 함께 러닝을 하면서 누구나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끔 위험한 곳을 찾아 개선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강석진(38)씨는 “경찰관들과 조를 짜서 함께 움직이니 부담이 없었다.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데 동참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수원팔달경찰서는 향후 순찰 노선을 확대하는 등 ‘팔달 나이트런’을 팔달구 대표 주민 참여 치안 프로그램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1조 조장을 맡은 김은주 경위는 “취약한 곳이 있으면 사진을 찍은 뒤 범죄예방계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해 주시면 CPO 업무에 반영해 개선해 나가겠다”며 “정기적인 러닝 순찰을 통해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팔달구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전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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