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집값·국민연금인데…왜 내가 친구보다 매달 70만원 덜 받을까 [이보소]

박성준 2026. 6. 28. 16:5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 운용 방식 따라 세금도 천차만별
똑같이 모았는데 나는 327만원, 친구는 395만원
월70만원 가량 차이…이유는 종신형 연금보험
비과세 소득은 건보료 산정에서 빠지는 구조 영향
국민연금 많고 자산 클수록 절세 효과는 더욱 커져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약 490만원(2022년·보험개발원). 매달 성실하게 내는 돈을 더 값지게 쓰기 위해. ‘이’왕 낸 ‘보’험료를 ‘소’중한 우리 인생에 ‘이보소’.
이상하(가명) 씨와 김재순(가명) 씨는 똑같이 국민연금 120만원에 월 300만원씩 노후자금을 마련했지만, 통장에 찍힌 돈은 327만원과 395만원으로 갈렸다. 매달 벌어지는 돈의 차이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평생을 함께한 친구 이상하(가명) 씨와 김재순(가명) 씨는 부모님 노후를 지켜보며 일찌감치 은퇴 준비에 들어갔다. 국민연금 120만원에 더해 월 300만원씩 별도 자금을 마련했으니, 은퇴 후엔 420만원이 들어올 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연금을 받아보니 이 씨의 통장에 찍힌 돈은 327만원. 같은 돈을 준비한 김 씨는 395만원을 받았다. 이 씨 통장엔 왜 약 70만원이 덜 들어왔을까.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노후 준비는 젊을 때는 ‘버는 게임’이지만, 막상 은퇴하고 나면 ‘지키는 게임’으로 바뀐다. 모아둔 돈을 잘 불리는 것만큼이나, 그 돈에서 새는 부분을 막는 게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건강 악화나 물가 상승은 누구나 예상하는 위험이지만, 정작 발목을 잡는 건 따로 있다. 세금과 건강보험료다.

이상하 씨와 김재순 씨는 똑같이 6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고, 국민연금도 120만원으로 같다. 차이는 단 하나, 나머지 300만원을 어떤 방식으로 받느냐였다. 이 작은 차이로 70만원이라는 격차가 벌어졌다. 이 씨는 도대체 무엇을 놓친 걸까.

똑같이 모았는데, 왜 수령액이 다른가요?

운용 방식의 차이입니다. 이 씨는 예금 이자와 배당주로 월 300만원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받은 금융소득은 연 2000만원이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쳐져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이 씨의 경우 금융소득에 원천징수세율 15.4%가 매겨져 월 환산 세금이 약 46만원, 건강보험료가 약 47만원으로 합쳐서 93만원이 빠져나갔습니다.

반대로 김 씨는 같은 300만원을 종신형 연금보험으로 준비했습니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조건을 갖추면 한도 없이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어 세금이 0원입니다. 건강보험료도 25만원에 그쳤습니다.

두 사람 모두 6억원 주택과 국민연금 120만원은 동일합니다. 같은 자산, 같은 국민연금을 가진 두 사람의 격차가 ‘300만원을 어떤 그릇에 담았는가’에 따라 달라진 것입니다.

연금이면 건보료가 준다고요?

비과세 소득은 건강보험료를 매길 때 계산에서 빠지기 때문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44조에 따라 비과세 대상 소득은 건보료 산정 기준에서 제외됩니다.

건강보험료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부과 방식이 다릅니다. 퇴직해 더 이상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데, 이때부터는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소득을 모두 합산해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에 따라 보험료가 결정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같은 300만원이라도 그 성격에 따라 합산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비과세 소득이면 이 합산 대상에서 처음부터 빠지니 점수가 낮아지고, 보험료도 함께 줄어듭니다. 이 씨와 김 씨의 사례에서 자산(주택)과 국민연금은 똑같이 반영되지만, 이 씨의 추가소득 300만원은 합산되고 김 씨의 300만원은 합산되지 않은 게 47만원과 25만원의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국민연금과 종신형 연금보험 활용법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인 직장인은 은퇴 후 국민연금을 월 100만~150만원 정도 받습니다. 그런데 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는데, 국민연금만으로 이미 그 턱밑까지 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보료 산정에 쓰는 재산 과세표준(시세보다 낮게 매겨지는 공시 기준)이 5억4000만원을 넘으면 소득이 1000만원만 넘어도 피부양자 자격을 잃습니다. 국민연금을 많이 받을수록, 자산이 많을수록 추가소득 한 푼이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다는 뜻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은퇴 자산 일부를 종신형 연금보험으로 옮기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비과세 혜택과 함께 건강보험료·종합과세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2단 절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같은 절세 계좌를 함께 활용하면 효과가 더 커집니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연금저축·IRP랑 같은 건가요?

아닙니다, 과세 구조가 정반대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납입할 때 세액공제(연 최대 900만원)를 받습니다. 정부가 노후 준비를 장려하려고 납입 단계에서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입니다. 대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는 원금과 수익을 합쳐 연금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반대입니다. 납입할 때 받는 세제 혜택이 없습니다. 그 대신 나중에 받는 보험차익에는 한도 없이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일반 저축성 보험은 비과세 한도(일시납 1억원·월납 150만원)가 있는데, 종신형 연금보험만은 개인의 노후 자금 성격이 크다고 보고 정부가 한도를 두지 않습니다.

헷갈리지 않으려면 상품명을 보면 됩니다. ‘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펀드’처럼 ‘연금저축’이 들어간 이름은 세액공제형이고, ‘OO연금보험’으로 끝나는 이름에 연금 지급 방식을 ‘종신형’으로 선택하면 비과세형이 됩니다.

‘종신형’이 뭔가요?

먼저 연금받는 방식을 나눠보면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먼저 종신형은 살아있는 동안 평생 받는 방식입니다. 오래 살수록 유리하고, 한도 없는 비과세 혜택도 이 방식에만 주어집니다. 다만 한번 시작하면 중도 해지가 안 됩니다. 일찍 사망하면 덜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려고 대부분 10년·20년 같은 보증기간을 둡니다.

확정형은 10년, 20년처럼 정해진 기간에만 나눠 받는 방식입니다. 같은 돈이라도 매달 받는 금액이 종신형보다 큽니다. 다만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연금이 나오지 않아, 너무 오래 살면 그 이후엔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상속형은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연금으로 받다가, 사망하면 원금을 가족에게 물려주는 방식입니다. 매달 받는 돈은 가장 적지만, 자산을 자녀에게 남기고 싶다면 적합합니다.

세 가지 중 무엇이 맞는지는 건강 상태,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줄 계획이 있는지, 다른 노후 자산은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 가지 방식만 골라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의 연금보험에서 절반은 종신형으로, 절반은 확정형으로 나누는 식의 혼합 설계도 가능합니다. 평생 필요한 생활비는 종신형으로 두고, 은퇴 초반에 많이 쓸 돈은 확정형으로 따로 준비하는 식입니다.

종신형은 기대하는 것보다 적게 받는다던데요?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종신형은 보험사가 가입자가 얼마나 오래 살지 모르는 상태에서 평생 지급을 책임져야 하는 구조입니다. 통계청 경험생명표를 토대로 평생 줄 돈을 미리 계산하다 보니, 오래 살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 연금 재원에서 차감됩니다. 그래서 같은 돈을 냈더라도 확정형·상속형보다 초기에 체감하는 월 수령액이 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내가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살았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비용입니다. 80~90대까지 장수할수록 그동안 받은 연금 총액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구조여서, 비용이 더 든다는 이유만으로 종신형을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기 사망에 대한 걱정은 보증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일찍 죽으면 손해 아닌가요?

종신형 연금보험의 비과세 조건에는 ‘사망 시 보험계약과 연금 재원이 소멸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료를 많이 냈는데 일찍 사망하면 손해라는 걱정을 하고는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한 장치가 보증기간입니다. 가입할 때 통계청이 고시하는 기대여명 이내로 보증기간(통상 10년, 15년, 20년 등)을 설정해 두면, 그 기간 안에 사망해도 보증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상속인이 남은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입 시 이 보증기간을 얼마로 설정하느냐가 조기 사망 리스크를 얼마나 줄여주는지를 결정하는 셈입니다.

물가 오르면 가치가 떨어질 텐데요?

타당한 걱정입니다. 정해진 금액을 계속 받는 구조라면, 물가가 오를수록 같은 돈의 실질 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보완하는 게 변액연금보험입니다. 적립금을 펀드 등에 투자해 운용하면서, 수익률과 무관하게 연금 지급 방식을 ‘종신형’으로 선택하면 원금과 투자 차익 전액에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비과세 혜택의 핵심은 연금보험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아니라 ‘종신형을 선택했는지’에 있기 때문에, 변액연금이라 해도 종신형을 고르면 똑같이 한도 없는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물가 상승에 대응할 수익률과 비과세 혜택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라면 우선 연금저축과 IRP로 세액공제(연 최대 900만원)를 챙기는 게 먼저입니다. 매년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때 돌려받는 돈인 만큼, 가장 확실한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종신형 연금보험을 더해 평생 비과세로 받을 수 있는 소득을 보완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연금저축·IRP는 받을 때 연금소득세가 붙고, 연간 수령액이 1500만원을 넘으면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비과세인 종신형 연금이 그 부담을 덜어주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합니다.

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분이라면, 보유 자산 일부를 종신형 연금보험(일시납 즉시연금 형태)으로 옮기는 방법이 유효합니다. 금융소득이 많아지면 종합과세와 건강보험료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데, 종신형 연금으로 받으면 두 부담을 함께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어느 경우든 종신형은 한번 정하면 자금을 묶어두는 구조라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급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 처음부터 자산 전부를 종신형에 넣기보다는 일부는 유동성을 남겨두는 식으로 설계하는 게 안전합니다.

비과세 조건이 까다롭다던데요?

조건은 여러 개지만, 소비자가 가입 시점에 직접 챙겨야 할 핵심은 두 가지뿐입니다.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를 모두 같은 사람으로 지정하는 것과, 연금 개시 시점을 만 55세 이후로 정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조건(종신 수령, 중도해지 불가, 보증기간 제한 등)은 보험사가 종신형 연금의 요건에 맞춰 계약 시점에 미리 적용해 둡니다.

부부가 함께 준비한다면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한 사람 이름으로 가입하고 배우자가 연금을 받는 방식은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금을 납입하는 사람과 연금을 받는 사람이 다르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각자의 명의로 따로 가입하는 게 현명합니다.

급전이 필요해 중도인출을 하면 비과세 조건에서 벗어나 과세 계약으로 바뀝니다. 이럴 때는 인출보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활용하는 게 낫습니다. 약관대출은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이 있지만, 비과세 요건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여윳돈이 생겨 추가로 납입하는 것은 가능하니, 추가납입 가능한 상품이라면 이를 활용해 노후 자금 주머니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세금 설계 없는 노후 자금 준비는 예상보다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이자·배당·연금·근로소득까지 노후 자금의 원천을 다각화하면서, 그 위에 세금 설계를 더하는 것이 결국 노후를 지키는 길입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