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윤석열 정부서 호남 반도체 입지 확인”···야당 ‘정권 외압’ 공세에 반박

김윤나영 기자 2026. 6. 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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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국민의힘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결정을 ‘정권 외압’으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서자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반도체 호남 입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주고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서남해안은 발전에서 장기 소외된 탓에 역설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광활하고 안정된 가용 토지가 있다”며 “용수는 물론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까지 갖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최첨단 미래산업의 세계적 최적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용수와 전력이 한계에 다다른 수도권의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은 앞당겨 신속히 추진하되, 동시에 제2의 대규모 집적단지를 초고속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장기 소외에 따른 고통과 설움을 겪은 호남에는 지금까지의 이중 차별이 예상 못 한 큰 기회의 원천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대대적 지원 속에 관련 기업의 결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반도체 산업 중심지를 추가 조성하는 것”이라며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내고 뿌리 깊은 지방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정부의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에서 광주·전남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기사를 공유한 뒤 “2023년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재임시 국힘 정부에서 이미 공식 확인한 일이니, 최소한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호남 반도체 산업 입지에 대해 이상한 말씀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가 특정 지역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직권남용이나 강요·지시가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반박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왜 호남인가”라는 페이북글을 두고는 “이미 수도권은 포화상태이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며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했다. 호남의 산업용수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 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부지 선정이 정권의 외압으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며 “자신들의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 비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대통령실과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제조 공장) 클러스터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높은 전력 자급률과 풍부한 용수, 전남대학교·광주과학기술원(GIST)·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등 우수한 연구·인재 기반을 갖춘 서남권이 경쟁력 있는 후보지로 평가받았다”고 적었다.

여야 공방은 격화됐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지역주도 성장과 첨단산업 도약을 훼방 놓는 국민의힘은 반성하라”며 이 대통령의 직권남용을 주장한 안철수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전날 엑스에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고 적은 것을 두고 반발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기업의 자본과 국가의 미래 동력을 정권의 표밭 다지기용 소모품으로 전락시켰다는 합리적 의심을 대통령은 그저 돼지의 눈에 비친 억측으로 치부하며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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