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세 3억 초반도 귀해요"…30대 몰리는 노원 재건축 '미미삼'

이은별 2026. 6. 28. 1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년 구축에도 신혼부부 발길…전세 매물은 나오자마자 계약, 재건축 기대감에 거래도 활발
서울 노원구 월계동 미륭아파트[사진=이은별기자] 
“요즘 전세가 진짜 없습니다. 3억1000만원에 나온 매물도 금방 계약될 거예요.”

지난 25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미미삼’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중개사는 최근 전세시장 분위기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평형대 기준 전세 3억원 초반 매물은 거의 없다”며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를 둔 30대 가족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미미삼은 월계미성·월계미륭·월계삼호3차를 함께 부르는 이름이다. 1986년 준공된 32개 동, 3930가구 규모 대단지로 서울 동북권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로 꼽힌다.

실제 단지를 둘러보니 최고 14층 규모 복도식 아파트 곳곳에는 구축 단지 특유의 세월감이 남아 있었다. 다만 단지 안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유모차를 끄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단지 주변에는 월계시영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동의율 75.8%를 달성했다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단지 내 어린이집 앞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있다. [사진=이은별 기자]
최근 미미삼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전세난과 재건축 기대감이 함께 있다.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실거주를 겸해 장기적으로 재건축을 기다리려는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낡은 구축 아파트에 직접 거주하면서 재건축을 기다리는 이른바 ‘몸테크’ 수요가 붙고 있는 셈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최근 문의하는 사람들 가운데 실거주 목적의 30대가 많다”며 “강북권 신축으로 가기에는 자금 부담이 크고 서울에서 10억원 안팎에 접근 가능한 대단지 재건축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미삼 전용면적 59㎡ 전세가가 3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장에서는 올수리를 마친 첫 입주 매물이 3억5000만원에 나와 있었다.
 
노원구 월계동 미륭아파트 내부 [사진=이은별 기자]
매매가격도 10억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미미삼에서는 아파트 거래가 총 54건 이뤄졌다. 전용 59㎡는 올해 1월 9억8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2월 최고 11억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6월 10억7000만원, 13일 10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원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30대 매수세도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자사 아파트 구입자금대출을 이용한 30대 매수자를 분석한 결과 월계시영아파트는 30대가 많이 매입한 서울 아파트 단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서울 대단지라는 점과 재건축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월계시영 재건축 추진위원회에서 동의율 75.8%를 달성했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이은별 기자]
미미삼 재건축은 ‘월계시영고층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서울 노원구가 주민 공람을 마친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안에 따르면 미미삼은 기존 3930가구에서 6103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50층 규모로 조성되며 일반분양 물량은 약 1700가구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와 철거 등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관리처분인가까지도 5~6년 정도는 예상하고 있고 실제 입주까지는 10년 안팎을 봐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서울에서 이 가격에 실거주하면서 재건축을 기다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