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은 재앙” 이란 대표팀이 분통 터뜨린 이유

유새슬 기자 2026. 6. 2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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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이란 축구 대표팀 주장 메흐디 타레미. 게티이미지

지난 3월 1일(한국시간) 미국은 이란을 기습 공격해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살해했다. 축구계에서는 이때부터 이란 축구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불확실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수 개월간 이어졌다.

미국 정부는 이란 선수단과 감독의 비자는 발급됐지만 대표팀 관계자 13명에 대한 비자는 발급하지 않았다. 13명에는 팀 운영진, 전력분석가, 홍보 담당자 등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관계자들이 포함됐다. 결국 이란 대표팀은 미국 애리조나에 차리려던 베이스캠프를 멕시코 티후아나에 차려야 했다.

이는 단순히 베이스캠프 계획을 급히 바꿨다는 점에서 나아가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가 있을 때마다 국경을 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란이 속한 G조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렀다.

FIFA의 이번 대회 규정에는 ‘각 팀은 경기일 하루 전에, 예외적으로는 이틀 전에 팀 베이스캠프에서 경기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경기가 끝나면 당일 혹은 다음 날 베이스캠프로 복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규정이 그대로 이란에도 적용됐다. 지난 22일 미국 LA에서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기 위해 이란 선수단은 21일 미국에 입국했고 22일 경기를 치른 직후 멕시코로 돌아갔다. 당시 이란 대표팀은 경기 이틀 전에는 입국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은 27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이란과 이집트의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이란 대표팀에 이틀 전 입국을 허용했다. 이란은 25일 입국해 27일 경기를 치렀다. 이란은 1-1이던 후반 추가 시간 쇼자 할릴자데가 골망을 흔들었는데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다. 결국 무승부로 끝났고 이란은 조 3위가 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이란 축구 대표팀의 아미르 갈레노이 감독이 27일 이집트와의 G조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아미르 갈레노이 이란 대표팀 감독은 3차전을 마치고 “우리 팀은 아마 모든 월드컵 참가국 중 가장 억압받는 팀일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불운한 팀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갈레노이 감독은 “경기를 치르고 나면 선수단이 몸 상태가 최악이 된다. 그런데 바로 3시간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한다면 회복이 더뎌진다. 이 일을 벌써 세 번째 반복하는 것”이라며 “전 세계가 이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 이 모든 게 우리에게 큰 상처를 줬다. 게다가 고국에서는 전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FIFA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 메흐디 타레미는 3차전을 마치고 “이번 월드컵은 그냥 재앙이다”며 10분 동안 분통을 터뜨렸다. 타레미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1차전 후 라커룸에 와서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FIFA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몇몇 사람이 우리를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끼리 묻어둘 수는 없는 일”이라며 “여기서 우리는 모든 것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타레미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기력이 거의 없어 보였다. 그는 앞으로 닥칠 일을 알고 있었다”며 “그는 동료들과 몸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전에 또다시 공항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 했고 세관이나 여권 심사대에서 또 고통스러운 시간을 기다려야 했으며 티후아나까지 3시간 비행기를 타야 했다”고 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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