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실패에도 다시 기회 받은 ‘운장’ 홍명보 감독, 선임에 운을 다 썼나? 32강 진출 경우의 수가 줄줄이 부러진 끝에 ‘대멸망’ [몬테레이 IN SEGYE]
[몬테레이=남정훈 기자] 홍명보 감독은 12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 쇼크’ 등 최악의 참패를 거듭한 끝에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이후 10년 간 행정가로, 클럽 감독으로 커리어를 쌓은 뒤 다시 한 번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선임 과정의 불공정 논란이 일기는 했어도 홍명보 감독 개인의 측면으로만 보면 ‘실패자’라는 낙인 속에서도 다시 한 번 기회를 받았으니 ‘운장’(運將) 혹은 ‘복장’(福將)이라고 봐도 된다.

홍명보 감독은 최소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정해 32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으나 A조 최약체인 남아공전에서 역대 최악의 졸전을 거듭한 끝에 12년 전 ‘알제리 쇼크’를 뛰어넘는 ‘남아공 쇼크’로 자신의 지도자 인생 최악의 경기를 스스로 경신했다. 이후 사흘간 본인 포함 대표팀 전체,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희망고문에 시달리게 했으나 홍명보호의 운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이제 더 이상 홍 감독은 한국 축구의 자산 목록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건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만의 일이다. 2010 남아공(16강), 2022 카타르(16강)의 성과를 뛰어넘어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야심찬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8강은커녕 조별리그조차 뚫어내지 못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건 1954년 스위스, 1986년 멕시코,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2006년 독일,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이번이 9번째다.


어쩌면 이러한 참사의 발단은 2022 카타르를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과 결별하고 축구계에서 퇴물로 취급받던 위르겐 클리스만(독일) 감독을 선임한 것부터가 시작이었을지 모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무능 속에 한국 축구는 갈지자 행보를 거듭했고,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1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면서 그를 내쳤다.

월드컵을 불과 1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았던 2014 브라질 때와는 달리 홍 감독은 이번엔 북중미 월드컵을 2년여를 앞둔 2024년에 선임됐다. 자신의 색깔을 입힐 시간이 충분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체코전에서만 2-1 역전승을 거뒀을 뿐, 멕시코와의 졸전 끝에 수비 실수 한 방에 골을 허용하며 0-1로 석패했다. 남아공과의 최종전은 그야말로 역대 최악이었다. 객관적 전력이나 이름값을 감안하면 두 세 수는 아래인 남아공을 대상으로, 그것도 주축 선수 두 명이 퇴장 여파와 카드 누적으로 뛸 수 없었음에도 0-1로 충격패를 당하며 조 3위로 추락했다.


몬테레이=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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