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흉내 내려다 빚더미만 쌓였다”…日 정부, 결국 ‘이 정책’ 폐지 수순 밟을까
정부 주도 문화 수출 전략, 사업 부진에 존폐 기로
7월 검토회 설치…“폐지 불가피” 목소리도

한국 한류를 모델로 삼아 일본 정부가 설계한 ‘쿨재팬’ 정책이 누적 적자 540억엔(한화 약 5100억원)을 기록하며 존속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다.
28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쿨재팬 정책의 실행 기관인 ‘해외수요개척지원기구’(쿨재팬기구)의 2025년도 누적 손실이 540억엔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쿨재팬기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주도한 정책의 산물이다. 2012년 12월 출범한 제2차 아베 정권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음식·관광·게임·패션 등 문화 콘텐츠를 해외에 확산시켜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기구는 이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3년 설치됐다. 드라마와 음악으로 세계 시장에서 국가 이미지를 끌어올린 한국의 한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서 “쿨재팬을 세계에 자랑하는 비즈니스로 만들자”고 역설하며 문화 수출을 국가 과제로 격상시켰다.
기구 설립에 들어간 총 출자금 1513억엔(한화 약 1조 4364억원) 가운데 약 90%는 일본 정부가 부담했다. 회수가 불확실한 자본을 국가가 직접 투입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새로운 출자처를 찾는 것조차 여의치 않으면서 기구의 존재 이유마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결국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이후 검토회를 꾸려 연내에 기구의 향후 방향을 확정할 방침이다. 다른 관민펀드와의 통합 가능성도 선택지에 올라 있지만, 정부 안에서는 “폐지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한류가 민간 콘텐츠 경쟁력과 글로벌 팬덤을 바탕으로 성장한 것과 달리, 쿨재팬은 정부 주도 투자 방식에 기댄 나머지 시장 감각과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갖추는 데 실패했다고 짚었다. 문화 경쟁력을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려 한 일본의 실험이 10년 만에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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