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4위 공항의 비결... '상업 공간 극대화·직항 위주 연결성' 승부수[현장르포]

【 마드리드(스페인)=김동호 기자】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말라가 공항. 보안검색대를 지나자 오른쪽으로 백화점 입구와 같은 통로가 나타났다. 바로 말라가 공항의 면세점 구역이다. 여행객들은 탑승구로 가기 위해 면세점 구역을 필히 통과해야 한다. 치밀하게 설계된 상업적 동선에서 말라가 공항이 스페인 4위 공항으로 올라서게 된 비결이 엿보였다. 최근 '지방공항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여객 인프라와 직항 노선 확충에 나선 한국공항공사가 주목할 만한 선진 사례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말라가 공항에서 만난 후안 마누엘 코르도베스 말라가 공항 운영기획처장은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이 단일화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서 면세 구역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게 조성했다"며 "면세점을 지나 메인 광장에서 국제선으로 향하는 A·B·C 구역과 국내선 및 유럽연합(EU)으로 갈 수 있는 델타 구역으로 동선이 갈라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업 공간 중심의 여객 동선 효율화는 한국공항공사의 인프라 확충 방향에 중요한 벤치마킹 포인트가 된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부터 약 3600억원을 투입해 김해, 청주공항 등의 터미널 증축과 주차장 등 지원 시설 확충을 추진 중이다. 지방공항의 비항공 수익 창출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가운데, 말라가 공항처럼 자연 채광을 극대화한 개방형 대기 공간과 핵심 상업 시설을 유기적으로 묶어내는 공간 설계는 국내 지방공항들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코르도베스 처장은 "영국이 주요 여객 비중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여름철에는 말라가와 영국 런던의 모든 공항을 잇는 직항편이 하루 최대 70편까지 운항되며 사실상 거대한 항공 교량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공사는 지난해부터 신규 국제선 취항 항공사에 공항시설사용료를 감면해 주는 등 공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지방공항의 직항 노선을 대폭 늘려왔다. 그 결과 중국, 일본, 몽골 등으로 향하는 국제선 직항편이 촘촘해지며 지방공항이 지역 인바운드 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단기간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공간이 한계에 다다르자, 공항 당국은 약 4~5년 뒤 본격적인 대규모 확장 공사에 돌입한다. 현재 8만㎡ 규모인 면적을 14만㎡로 확대하고, 새로운 탑승동을 건설해 두 개의 활주로와 H자 형태의 터미널 구조를 완성할 계획이다.
코르도베스 처장은 "확장이 완료되면 출국장 여권 심사대 공간은 무려 515% 넓어지고, 전체 상업 공간과 VIP 라운지 역시 40% 이상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여객 수용 능력과 상업적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고 자부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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