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할이 안된다고? 어린이날 악몽 → '오매불망' 슈퍼문만 기다렸는데…국가대표 4번타자가 심상치 않다 [SC피플]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매불망 기다렸다. 외인 타자 홀로 버티는 타선에 '천군만마'가 되주기를 기대했다.
복귀 후 한달 가량이 지난 지금, '슈퍼문' 문보경의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5일 1군 복귀전인 창원 NC전 첫 타석에서 NC 다이노스 라일리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릴 때만 해도 희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후 한달간 타율 1할9푼7리(71타수 14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648에 그치고 있다. 고비 때마다 터뜨려준 4개의 홈런을 비롯해 필요할 때 한방씩 쳐주는 클러치 능력은 그나마 살아있는 편. 하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 세계적인 투수들을 상대로도 빛났던 매서운 방망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5월초까지 타율 3할1푼에 0.9에 가까운 OPS(출루율+장타율)을 과시했건만, 부상 이후 앞서 쌓아올렸던 기록을 꾸준히 까먹고 있다. 타격 뿐 아니라 누상에서도 2루타를 치고도 방심하다 견제에 걸려 아웃되는 등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 역력하다.
좌타자임에도 그간 좌투수 상대로 특별한 약점을 보이지 않았는데, 올해 유독 두드러진다. 우완 정통파 투수 상대 타율(2할8푼1리) 대비 좌완투수 상대(2할1푼4리)가 큰 차이를 보이는 모습. 타격 페이스가 꺾인 것을 넘어 단순 슬럼프라기보단 약점을 공략당한 모양새다.

지난 2년간 22-24홈런을 치며 오스틴과 함께 LG의 장타라인을 구성했던 문보경이지만, 올해는 아직 7홈런에 불과하다. 3년 연속 20홈런과는 사실상 멀어진 상황. 한국 생활 4년차에 생애 최고의 해를 맞이하며 LG 역사상 첫 시즌 MVP-홈런왕을 노크 중인 오스틴과는 극명하게 명암이 갈렸다.
문보경은 올시즌 선발출전한 전경기에 4번타자로 출전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금 당장 부진한 컨디션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시즌 전체를 보며 문보경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천성호 문정빈 등 '잇몸'들이 잘 버텨주고, 기존의 주전 선수들이 힘을 내면 시즌 막판 승부처와 가을야구에 한층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아직까진 사령탑의 신뢰가 굳건하다. 차근차근 타격감을 끌어올리면 된다는 계산이다.
문보경은 허리 부상을 앓는 와중에도 WBC에서 참여해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은 모든 대표선수들의 귀감이었다.
돌아온 뒤론 최대한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이전 대비 장타는 줄어들었지만, 컨택은 살아있었다.
하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이 뜻밖의 악몽이 됐다.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을 밟아 왼쪽 발목이 꺾이면서 인대 손상 판정을 받았다. 4~5주 아웃이라는 소견이 나왔고, 한달간의 휴식과 재활을 거쳐 지난 5일 복귀한 것.
문보경은 2022년 주전으로 도약했고, 염경엽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 잔부상조차 없는 '철강왕'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WBC 후유증에 발목 부상까지 겹쳐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보경과 함께 LG 타선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문성주 역시 복귀 이후 타율 2할4푼2리, OPS 0.599로 동반 부진한 상황. 그 결과 올시즌 LG는 팀 타율 5위(2할7푼) 팀 OPS6위(0.755)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들 '문문듀오'가 예상했던 천군만마의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행이라면 LG는 우여곡절 끝에 여전히 선두를 고수하며 이 같은 주전 선수들의 부진을 기다려줄 시간과 여유가 있는 팀이다.
염경엽 감독은 "승부처는 8~9월"이라고 거듭 말해왔다. 7월까지의 정규시즌은 최대한 좋은 순위에서 무리하지 않고 버티고 회복하면서 준비하는 기간이라는 설명. 문보경이 지금의 부진을 딛고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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