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3루까지 가서 이겼는데…" 최형우의 미소, 그리고 역전타로 완성한 베테랑의 품격 [오!쎈 대구]

[OSEN=대구, 손찬익 기자] "마지막에 하나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퉁버지' 최형우가 또 한 번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전날에는 몸을 아끼지 않은 전력 질주로 역전극의 불씨를 지폈고, 이번에는 결정적인 역전 적시타로 팀을 3연승과 2위 탈환으로 이끌었다.
최형우는 지난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2-3으로 뒤진 8회 1사 2, 3루 찬스에서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삼성은 최형우의 활약에 힘입어 KT를 4-3으로 꺾고 3연승과 함께 2위 자리를 되찾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마지막에 하나 쳐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처음 타석에 들어갈 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2, 3루가 되면서 어떻게든 컨택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는 과감하게 스윙했고, 풀카운트에서는 직구와 변화구를 모두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날 역전타보다 먼저 화제가 된 건 하루 전 보여준 '혼신의 질주'였다.
최형우는 26일 KT전에서 0-1로 뒤진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친 뒤, 대타 김성윤의 좌전 안타 때 주저 없이 3루까지 내달렸다.

이 장면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무사 1,3루를 만든 삼성은 상대 배터리를 흔들며 7회에만 대거 8점을 뽑아냈고, 결국 9-1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박진만 감독도 "오늘 경기의 포인트는 최형우였다. 안타로 출루한 뒤 김성윤의 안타 때 3루까지 전력 질주한 장면이 빅이닝의 계기가 됐다"며 "무사 1,2루와 무사 1,3루는 완전히 다르다. 최형우가 3루까지 가면서 상대를 훨씬 더 압박할 수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정작 최형우는 아쉬움을 드러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생각보다 기사가 거의 안 나왔다. 제 생각에는 제가 3루까지 가서 이겼다고 생각하는데 별 이야기가 없더라"고 농담을 건넸다.

최근 다소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되살린 베테랑의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최형우는 "제가 보기에는 우리 팀이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선수들 분위기가 너무 다운돼 있었다. 힘을 좀 주고 싶었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특별히 한 건 없다. 선수들이 모두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준 덕분"이라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5일 잠실 LG전부터 3연승을 달리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최형우는 선수단에 건넨 한마디보다 자신의 '전력 질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했던 이야기보다 저는 오히려 주루 플레이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며 "원래 허점이 보이면 자신 있게 뛰는 스타일이다. 발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진만 감독은 "최형우가 진정한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말 중요한 순간 역전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며 "이틀 연속 역전승의 중심에서 핵심 역할을 해줬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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