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야수 등판 외인' 팀에 헌신했던 데이비슨, NC도 '극진히' 예우했다


NC는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데이비슨의 웨이버 공시 요청 예정 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26일 경기는 데이비슨의 '창원 고별전'이었다.이번 시즌 63경기에서 타율 0.290 8홈런 40타점을 기록 중이던 데이비슨은 팀 전력 강화 차원의 외국인 선수 교체 결정에 따라 웨이버 공시될 예정이었지만, NC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향한 예우를 다했다.
경기에 앞서 이호준 감독은 데이비슨과의 이별 과정을 직접 전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 감독은 "구단과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며 "데이비슨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도 약간 당황스러워했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모두가 겪는 일'이라며 의연하게 받아들이더라"고 뒷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 감독은 "나 역시 감독으로 부임한 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와 이별하는 것이 처음이라 당황스럽긴 하다"면서도 "데이비슨이 홈런도 치고 수훈 선수(MVP)도 받아서 멋지게 NC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사령탑의 간절한 바람에 응답하듯, 데이비슨은 화끈한 방망이로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빛냈다. 팀이 0-4로 뒤진 4회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린 데 이어, 8회말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까지 날렸다. 데이비슨은 최종 4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NC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팀도 11-4로 대승했다.
사실 데이비슨은 NC 다이노스를 넘어 KBO리그 역사에 강렬한 이정표를 남긴 선수다. 지난해(2025년) 8월 24일 창원 롯데전 당시, 팀이 5-17로 크게 뒤진 9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깜짝 등판해 황성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⅓이닝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KBO리그 소속 외국인 야수가 1군 마운드에 등판한 것은 야구 역사상 데이비슨이 최초였다. 팀의 불펜 소모를 막기 위해 기꺼이 마운드에 오르는 헌신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긴 바 있다. 여전히 데이비슨이 KBO 유일 야수 등판 외인 타자다.
NC 구단 역시 데이비슨이 보여준 헌신을 결코 잊지 않았다. 데이비슨은 지난 2014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무려 3년간 공룡 군단의 타선을 이끌었던 에릭 테임즈(40) 이후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외국인 타자다. 팀을 떠나는 고별전이 끝난 뒤 NC 선수단은 물론, 3년의 세월을 함께한 구단 직원들까지 작별 행사 도중 모두 눈시울을 붉히며 뜨거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
이러한 헌신을 잊지 않은 이호준 감독은 경기 후 "팀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준 프로다운 자세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고개를 숙였고, 창원 홈팬들도 경기 종료 후 눈물과 함께 일제히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진정한 '아름다운 이별'을 완성했다.
이로써 지난 2024시즌 KBO리그에 데뷔 이후 데이비슨은 통산 306경기 타율 0.298(1111타수 331안타) 90홈런 256타점이라는 눈부신 누적 기록을 남긴 채 창원을 떠나게 됐다.

창원=박수진 기자 bestsuji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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