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선 건 핵심 지지층이 아니라 중도층…열쇠는 이 대통령 손에

성한용 기자 2026. 6. 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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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646
김민석·정청래·송영길 누가 돼도 반등 어려워
이재명 대통령, 포용과 통합으로 외연 확장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6월26일 발표한 한국갤럽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해 4분기 직무 긍정 평가는 63%로 부정 평가 28%보다 훨씬 높습니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첫해 4분기 직무 긍정 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68%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63%는 김대중 대통령(63%)과 같고, 김영삼 대통령(59%)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최근 추세입니다. 6·3 선거 뒤 6월 둘째 주 긍정 57%, 부정 35%에서, 넷째 주에는 긍정 51%, 부정 41%로 급속히 나빠졌습니다. 긍정 평가는 취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부정 평가가 40%대인 것도 처음입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 국민의힘 27%로 2주 전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갑자기 왜 떨어지는 것일까요? 김어준씨와 유시민 전 장관 등은 이른바 ‘코어 지지층’이 돌아서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여론조사 내용을 아무리 뜯어봐도 그런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한국갤럽 6월 둘째 주 중도층의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60%, 부정 29%였습니다. 넷째 주에는 긍정 51%, 부정 41%였습니다. 코어 지지층이 아니라 중도층이 급속히 돌아서고 있는 것입니다. 중도층이 돌아서는 이유가 뭘까요?

첫째, 선거 패배입니다.

6·3 선거는 전국적으로는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서울시장 선거, 경기 평택을 재선거, 부산 북갑 보궐선거를 내주면서 ‘사실상 패배’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선거 결과는 객관적 수치보다 유권자의 심리적 평가가 더 중요합니다.

본래 큰 선거에서 여당이 지면 대통령 지지율이 뚝 떨어집니다. 2024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뒤 4월 셋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23%, 부정 평가는 68%로 급속히 악화했습니다. 3주 전에는 긍정 34%, 부정 58%였습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1%, 국민의힘 30%로 비슷했습니다.

둘째, 오만입니다.

선거 다음 날 정청래 대표는 “전국적으로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보낸 경고”라면서도 6·3 선거 최대 악재였던 공소 취소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고 민주당을 나무랐습니다. 유권자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분열입니다.

6·3 선거 한참 전부터 정청래 대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 김어준씨, 유시민 전 장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선거가 끝나자 김어준씨와 유시민 전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친명계 의원들은 재반격에 나섰습니다. 여권 전체가 둘로 나뉘어 점점 더 격렬하게 싸우는 모양새입니다. 멸칭과 욕설이 난무합니다. 중도층이 돌아설 수밖에 없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6·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최근 벌어지는 여권 내부 갈등을 언론은 ‘명청대전’이라고 부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대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투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청래 전 대표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견제할 뿐입니다. 정청래 전 대표가 뒷배로 믿는 강성 당원이 두려울 것입니다. 정청래 전 대표도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진짜 친명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두려울 것입니다.

최근 여권 내부 갈등의 본질은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세 사람의 차기 대통령 경쟁입니다. 민주당에는 “대표를 해야 다음 대통령 된다”는 ‘학습 효과’가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랬고, 이재명 대통령이 그랬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표를 하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를 물리치고 대표가 됐고 그 덕분에 대통령이 됐습니다.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세 사람이 대표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유권자들이 세 사람을 과연 차기 대통령감으로 생각하는지 의문입니다. 한국갤럽 6월 둘째 주 ‘장래 대통령감’ 주관식 조사에서 김민석 총리는 5%, 정청래·송영길 전 대표는 1%였습니다. 오세훈 9%, 한동훈 8%, 조국 7%보다 낮았습니다. 정청래·송영길 전 대표는 장동혁 3%, 강훈식 2%보다도 낮았습니다. 나쁘게 보면 ‘감도 안 되는’ 사람들이 다음 대통령 하겠다고 달려드는 형국입니다.

“민주당 대표를 해야 대통령 된다”는 ‘학습 효과’도 사실은 잘못된 것입니다. 역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에서 추미애·이해찬·이낙연·송영길 네 사람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 대표와 차기 대통령은 인과 관계가 별로 없습니다.

어쨌든 8·17 민주당 당원대회에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대표가 될 것입니다. 민주당 대표 선출은 예비 경선을 거쳐 3명으로 본경선을 합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70%,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합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을 합니다.

김민석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는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정청래 전 대표는 당원들의 지지가 강점입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호남 출신이라는 강점이 있습니다.

한국갤럽 6월 넷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 대표 선호도를 물었습니다. 김민석 26%, 정청래 19%, 송영길 13%였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김민석 45%, 정청래 24%, 송영길 15%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는 김민석 총리가 앞서가는 흐름입니다. 그러나 지지층과 당원의 뜻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가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8월17일 당원대회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김민석 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그리고 두 사람을 지지하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최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입법 시기를 둘러싸고 수준 낮은 말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민 피해 방지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 사안을 경선의 땔감으로 사용하려는 심보입니다.

세 사람의 경쟁에서 노선과 정책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2030 세대의 불안이나 자산·소득 양극화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해법을 제시하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할 텐데 세 사람 모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상대를 비난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민석 총리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가 아니라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그 일로 ‘김민새’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정청래 전 대표는 노사모 출신이지만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정동영 후보를 지지했던 ‘정통’이었습니다. 친노무현 인사 중에는 정청래 전 대표를 배신자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뿌린 혐의로 구속된 일이 있습니다. 법원이 녹취 파일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했지만 돈봉투 이미지는 남아 있습니다.

만약 세 사람과 지지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서로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이면 어떻게 될까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도가 같이 떨어질 것입니다. 누가 대표가 돼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컨벤션 효과 같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의힘에서 장동혁 대표가 물러나고 보수 재건이 시작되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금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재명 대통령에게 달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한 것은 포용과 통합, 중도 확장 노선 때문입니다. 인사와 경제 및 외교·안보 정책에서 중도 실용주의를 견지했기 때문입니다.

2024년 총선에서 ‘비명횡사’했던 박용진 전 의원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했습니다. 대선후보 경쟁자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했습니다. 잘한 인사입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켰고, 권오을 전 의원을 국가보훈부 장관에 임명했습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성식 전 의원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발탁했습니다. 잘한 인사입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중도 확장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치다고 했습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등 인사를 비판했습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황교익 문화관광연구원장,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등은 잘못된 인사입니다. 사람을 잘못 골랐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포용과 통합, 중도 확장 노선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이런 것입니다. 민주당이 제출한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권한을 특검에 주는 내용은 일단 삭제해야 합니다. 포용과 통합 인사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정치를 복원하고 야당과 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통령 지지율도 올라가고 민주당 지지도도 올라갈 것입니다. 그래야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재집권 가능성도 커진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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