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때문에 용돈이 없다" 타선 절반이 '강백호 배트', "안 고마워해도 되니까 잘만 해줘" 100억 FA의 품격

강백호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회초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8-1 대승을 견인했다.
시즌 19번째 홈런과 함께 3타점을 더한 강백호는 71경기에서 벌써 77타점으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타점왕은 물론이고 지난해 르윈 디아즈가 작성한 KBO 역대 단일 시즌 최다타점(158) 경신도 도전해볼 수 있을 페이스다.
이날도 첫 타석부터 기회가 깔렸다. 1회초 타선이 연속 2루타로 1점을 냈고 1사 3루에서 2루 방면 땅볼 타구를 날리며 주자를 불러들였고 5회엔 팀이 4-1로 앞선 상황에서 타케다 쇼타와 볼카운트 2-0에서 3구 시속 143㎞ 직구를 강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35m짜리 대형 투런포를 작렬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237로 처져 있지만 감이 나쁘지는 않다. 경기 후 만난 강백호는 "요즘 잘 맞은 게 자주 잡혀서 아쉽긴 한데 그래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좋은 건 잘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며 "원래 그렇지 않은데 최근 감이 왔다 갔다 한다. 별로 안 좋은데도 홈런이 나오고 떨어질 때쯤 홈런이 하나씩 나오고 한다"고 말했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고 데뷔 시즌부터 29홈런을 날리며 신인왕을 차지한 강백호다. 이후 매년 발전하며 4시즌 연속 날아올랐지만 홈런은 29개가 커리어하이였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옵션 포함 4년 최대 100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은 전반기에 벌써 20개에 근접하며 40개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강백호에게도 기대 이상의 수치다. "많이 쳤는데 사실 홈런을 노리고 야구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조금씩 배워나가는 것 같다. 느낌이 안 좋을 때도 하나씩 만들어내는 걸 배워가고 있다"며 "오늘은 노림수가 잘 맞았다. 첫 타석, 두 번째 타석에서 투수의 공을 많이 눈에 익혀놨고 앞선 선수들에게도 패스트볼 비율이 많다고 생각을 해서 홈런을 노리고 들어갔다. 2볼을 만들어놔서 '이건 주자가 1루여서 장타를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친 게 더 좋은 효과가 났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건 5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노시환을 비롯해 문현빈과 허인서, 김태연 등이 강백호의 배트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강백호는 "라인업의 절반이 제 배트를 쓰고 있다. 배트가 다 다르다. 제 것이긴 한데 제 모델 말고도 여러 스타일을 시킨다. 이번엔 인치와 무게도 다 다른 20자루가 왔는데 그 중에 제가 사용하고 있는 건 하나도 없다. 다 다른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연봉 선수들은 배트가 부러질 때마다 시키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강백호는 특히나 고가의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 스펙이 다양하다고는 해도 나눠줄 목적이라기보다는 당연히 본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시키는 것이다. "제가 타석마다 포커스를 두는 게 다르다. 제 느낌을 바꾼다기보다는 방망이를 바꿨을 때 스윙이 조금씩 달라져서 다르게 가지고 다니는데 그게 다른 선수들에게 잘 맞는 것 같다. 선수마다 좋아하는 게 다르니까"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4번 강백호의 뒤인 5번 타순에서 최근 무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노시환은 제대로 강백호 덕을 보고 있다. 강백호의 방망이 4개를 쓰고 있다. "저보다 연봉을 많이 받기 때문에 (노)시환이한테는 돈을 좀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문)현빈이랑 (허)인서는 줄 수 있는데 시환이한테는 너무 많이 줘서 제 한 달 용돈이 없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엇이 좋고 나쁘다기보다는 느낌이 다른 것이지만 배트가 많이 부러지는 선수들과 달리 강백호의 배트는 부러진 적이 없었다는 차이가 있었다. "시환이에게 주고나서 홈런을 치니까 그때부터 쓰겠다고 하더라. 원래 '배트 탓 할 것 없다. 사람 잘못'이라고 했는데 이젠 '사람이 좋아도 배트가 좋으니 더 좋다'고 하더라. 인생 배트를 찾았다고 하더라. 내심 뿌듯했다. 그래서 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자신감과 함께 선배로서 후배들이 잘쳐서 팀 타선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강백호는 "저는 아무거나 들어도 잘 친다. 그래서 상관없다. 후배들이 잘 쳤으면 좋겠다. 물론 제 거는 남겨둔다"며 "안 고마워해도 된다"고 전했다.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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