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도 막지 못한 팬심’ 김영훈, 10년 여정에 마침표…“울컥했고 감사했다”

홍성한 2026. 6. 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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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한국까지 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201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현장. 2라운드 5순위, 원주 동부(현 DB)의 차례가 돌아왔고 김영훈(34, 191cm)의 이름이 호명됐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 순간부터 시작된 프로 생활은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을 채웠다. 그리고 2026년 여름, 긴 여정을 조용히 마무리했다.

2026 FA(자유계약선수) 기간 총 11명이 코트를 떠났다. 김영훈 역시 이 중 한 명이었다. 공식 발표가 나온 지 약 3주. 정든 코트를 떠난 그의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었다.

27일 점프볼과 연락이 닿은 김영훈은 “스킬 트레이닝 업체인 퀀텀바스켓볼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했다. 이제 2주 정도 됐다. 아직 정신없이 지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적응되지 않을까 싶다”고 근황을 전했다.

동국대 출신 김영훈은 2014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했다. DB에서 7시즌을 뛰었고, 울산 현대모비스(2시즌)를 거쳐 고양 소노(2시즌)에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통산 145경기 평균 2.8점 1.3리바운드. 화려한 기록을 남긴 선수는 아니었지만, 통산 3점슛 성공률 31.7%를 남기며 준수한 슈팅 능력을 갖춘 포워드였다.

김영훈은 “단순히 재밌어서 시작한 농구였다. 대학도 어렵게 갔고, 프로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그래도 계속 버티다 보니 벌써 10년이 지났더라(웃음). 돌아보면 스스로 대견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10년의 시간을 채운 김영훈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준비는 조금씩 하고 있었다. 막상 발표가 났을 때 시원하고 후련한 마음이 컸다.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마지막으로 코트를 밟았던 순간까지 기억이 쭉 떠올랐다. 후회 없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영훈에게 2020-2021시즌 DB 시절은 프로 커리어 중 유일하게 전 경기를 소화한 시즌이었다. 54경기에서 평균 17분 49초를 뛰며 4.3점 3점슛 1.1개(성공률 37.1%) 1.9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기억에 가장 남은 시즌은 따로 있었다. 이상범 감독과 처음 함께한 2017-2018시즌이었다. 당시 은퇴를 고민했던 김영훈에게 이상범 감독은 다시 한번 기회를 건넸다. 그 시즌 36경기에서 평균 9분 33초를 뛰며 2.5점을 기록했다.

김영훈은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상범 감독님이 오시면서 ‘한 번 더 해보자’고 하셨다. 기회를 주셨고, 팀 성적도 좋았다. 그 시즌을 계기로 상무도 다녀올 수 있었고, 2020-2021시즌 전 경기 출전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커리어의 마지막 두 시즌은 소노와 함께였다. 창단 초기 팀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갔다는 점에서 김영훈에게도 의미가 큰 시간이었다.

김영훈은 “캐롯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다. 손창환 감독님도 당시 코치로 계시며 부모님처럼 잘 챙겨주셨다. 창단 초기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함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 2년 전 D리그 경기장을 찾은 김영훈의 팬들. 국경도 막지 못한 응원이 함께했다.


김영훈은 국내 팬들뿐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다. DB 시절 구단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얼굴을 알리며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해외 팬들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실제로 현역 시절 말레이시아 팬이 김영훈의 D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 이천까지 직접 찾은 적도 많았다.

그는 “한국까지 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소노로 팀을 옮긴 뒤에도 경기장까지 찾아와 주신 분들이 있었다. 은퇴 소식이 전해진 후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덕분에 행복했다’, ‘앞으로의 길도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그걸 보면서 울컥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김영훈은 이어 “입단했을 때부터 응원해 주신 분들도 있고, 중간에 응원해 주신 분들도 있다. 변함없이 지금까지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코트 위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늘 응원해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홍성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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