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쏴아악’ 살수차 물줄기에, 러브버그 맥없이 떨어졌다[서울N]

손인규 2026. 6. 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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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러브버그 퇴치 위한 살수 방역 실시
집중 발생 시기에는 벌레 민원 100건 넘기도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유인물질 포집기 지원
시 “친환경 방제기술 적용해 시민 불편 줄여갈 것”
살수 방역 직원이 관악구 한 건물에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 손인규 기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온도가 30도를 넘는 23일 오후 1시, 서울 관악구 행운동 한 골목에 7톤 살수차가 등장했다. 살수차에서 내린 직원은 물탱크에 연결된 호스를 잡은 뒤 밸브를 열었다. 그러자 시원한 물줄기가 ‘쏴아악’하며 뿜어져 나왔다. 담당자는 5층짜리 다세대 건물 벽과 주변 도로에 집중적으로 호스를 겨누었다.

이곳은 관악구가 살수차를 활용해 벌레를 퇴치하는 방역 현장이다. 관악구는 22일부터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는 방역 작업을 시작했다. 실제 호스 물이 닿자 건물 벽에 붙어 있던 러브버그 몇 마리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관악구 관계자는 “물에 약한 러브버그는 물에 맞고 떨어진 뒤 그 자리에서 소멸된다”며 “사람에게 해로운 곤충은 아니지만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살수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바로 맞은편 분식점 사장 A씨는 “여기서 15년째 장사 중인데 4~5년 전부터 저녁만 되면 하루살이같은 벌레가 벽에 새까맣게 붙어서 음식을 밖에 내놓을 수 없다”며 “주변 하수구 등도 청소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벌레 때문에 저녁 장사를 못 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구는 이렇게 벌레가 출현한다는 신고가 들어오는 구역을 중심으로 오는 7월 중순까지 21개 동을 대상으로 살수 방역을 실시 중이다. 살수차가 진입하기 힘든 좁은 골목은 구에서 편성한 방역기동반이 직접 살충제를 들고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방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날씨가 더워지는 6월 중순부터는 러브버그 민원이 급증한다”며 “평소 10~30건이던 벌레 민원이 이 시기에는 100건이 넘기도 한다”고 말했다.

러브버그. 손인규 기자

몇 년 전부터 여름철이면 새까맣게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대규모로 출몰하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출현이 시작됐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러브버그 주요 발생 기간은 6월 15일부터 29일까지이며 활동 최성기(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는 6월 24일로 전망했다. 이날도 많은 개체 수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골목 곳곳에서 날아다니거나 벽에 붙은 러브버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친환경 방제 시스템을 적용해 러브버그 등 대발생 곤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4~5월에는 러브버그 유충이 서식하는 낙엽층과 부식토를 제거하는 환경정비를 실시했고 성충이 대발생하는 6월부터는 25개 자치구에 친환경 유인물질 포집기를 지원, 설치하도록 했다. 유인물질 포집기는 천연 유인제를 활용해 러브버그 성충을 유인·포집하는 방식이다. 시는 총 4895개의 친환경 유인물질 포집기를 각 구에 150~250개씩 지원했다.

러브버그 친환경 유인물질 포집기. [금천구 제공]

서울시 러브버그 발생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2023년 5600건으로 늘더니 2024년에는 9296건까지 증가했다. 이후 적극적인 방역 작업이 시작되자 2025년에는 민원 발생이 5282건으로 감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러브버그, 동양하루살이 등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는 곤충들이 대거 출몰하기 전부터 25개 자치구와 일일 감시모니터링과 민원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다양한 친환경 방제기술로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추진함으로써 시민 불편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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