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폭등’ 맞다? 아니다?…매매 앞지른 전세 상승세 어쩌나

이세중 2026. 6. 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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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전세 물량이 줄은 건 당연해요.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유예를 끝내고 팔라고 해서 많이 팔았잖아요. 원래 세 주던 건데 팔았으니까 전세 물량이 줄죠. 그래서 전세가 폭등이 왔냐. 그건 또 아니에요. 무주택자가 그 집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 샀으니, 수요가 그만큼 줄었죠. 통계를 보면 전세 체감 많이 올라간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대폭등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정상화 과정이다."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中

지난 8일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난' 관련 질문에 대한 대통령의 답입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에 맞춰 다주택자 매물이 상당수 소화가 됐고, 이 집을 무주택자들이 사들인 만큼 임대 수요도 줄었다는 논리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의 전세난이 '대폭등'은 아니라는 진단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전셋값은 어느 수준일까요? 통계적으로 '폭등'의 기준이 명확히 있는 건 아니지만 살펴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 국가공인통계로 보면 서울 전세, 2013년 10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셋값 추이를 볼 수 있는 자료는 국가 공인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이 대표적입니다.

이달 25일 발표된 '6월 4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35% 상승했습니다. 2013년 10월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4.79%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상승률 0.88%와 비교하면 무려 5.4배나 높은 겁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성북구와 성동구가 전주보다 0.5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성북구는 201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구로구가 0.54% 올라 뒤를 이었는데 역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이외 노원구(0.49%), 강북구(0.47%) 등의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반대로 서초(0.11%), 종로(0.19%), 강남(0.21%)의 상승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올해 누적 상승률로 확대해 보더라도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북(7.70%), 노원(7.02%) 입니다. 반대로 상승률이 낮은 곳은 강남구(2.00%)입니다.

실거주 수요가 많은 중저가 지역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누적 상승률 4.79%가 사실은 평균이라는 걸 유의해야 한다. 5% 가까운 상승이라고 하면 세입자들 입장에서 실제 단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전세금이 몇천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 올라가는 규모"라며 "지표 숫자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0.35%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며 "특히 서울 중저가 외곽 지역들은 평시 임대 수요가 많은 데다 올해 입주 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서울 전세 매물 늘고 있나?…"다주택자 규제 일시 효과, 부족하다고 느낄 것"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수는 어떨까요, 이달 26일 기준 2만 231건입니다. 1년 전(2만 4,897건)과 비교하면 18.8% 감소한 수치입니다.

다만, 최근 추이만 별도로 보면 소폭 증가하는 흐름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슈로 임대인들이 전세 매물을 대거 매매로 전환하면서 4월 21일 기준 1만 5,105건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러다 5월 9일 팔지 못한 매물을 다시 전세로 돌리면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매물 수가 가장 적었던 4월 전셋값 주간 변동률은 0.16~0.22% 수준이었습니다. 매물이 가장 적었을 때보다 현재 상승률이 더 높은 건 부동산 거래의 시차 때문입니다.

우 위원은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 수치가 반영되는 주식 시장과 달리 부동산 거래는 시차가 나타난다"며 "짧으면 한 달, 길게는 6개월 뒤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매물 자체가 감소 추세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함 랩장은 "5월 9일 이후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전년 동월이나 평균하고 비교하면 매물은 감소한 것"이라며 "현재 서울 매매 물건이 6만 건 정도고, 전세와 월세가 모두 합쳐도 4만 건이 되지 않는데 서울 인구 절반은 임차인 점을 고려하면 수급에 가장 민감한 임대차 시장에서는 매물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전세 상승률 > 매매 상승률…"가격 내려가지 않게 지지"

지난해부터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매와 전세 모두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이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매매 가격 상승률이 전세를 훨씬 웃돌았는데 올해는 다른 모습입니다.


최근 3개월 주간 상승률 추이를 보면, 매매와 전세 모두 상승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전세가 더 많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셋값이 상승하면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 등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을 추진할 때 그 효과를 반감시킬 수도 있습니다.

우 위원은 "전셋값의 상승은 매매 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방어 역할을 한다"며 "매매가격이 어떤 정부 정책의 효과로 하향 안정하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전셋값이 오를 경우 더 떨어지지 못하게 막아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함 랩장도 "전세가 변동률이 더 높으면 전세가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매매 가격이 내려가지 않게 받쳐주는 하방 경직성의 재료로 활용될 순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서울은 지난해 워낙 올라 전세가율이 50% 정도라 받쳐주는 정도지 밀어 올리는 효과까지는 아직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 일단 '비아파트' 공급에 집중…"당장 하반기 전세난 어쩌나"

'전세난'은 입주 물량과 직결됩니다. 앞서 올해 서울 강남권에 비해 중저가 지역의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올 초 송파구에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잠실르엘 등 대단지 입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7,000호 정도, 지난해보다 1만 호 감소한 수준입니다. 내년에는 이보다 만 호 더 적은 1만 7,000호가 예정돼 있습니다. 내후년인 2028년에는 1만 3,000호 수준으로 급감합니다.

아파트를 공장에서 찍어낼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공급의 급감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택지를 개발해 짓는 아파트는 적게는 5~6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립니다.

이에 정부가 현재 집중하는 건 '비아파트'를 매입해 전세 시장에 내놓는 매입 입대입니다. 빌라나 오피스텔을 사들여 임대 물량으로 공급하는 겁니다. 규모도 작고, 택지 조성 기간 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계획대로 된다면 짧게는 1~2년 안에 공급이 가능합니다.

우 위원은 "전세는 실수요기 때문에 딱히 방법이 없다. 결국 물량 부족인 거기 때문에 당장 즉시 늘릴 수 없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비아파트에 대한 공급은 1~2년 안에 가능하기 때문에 완전한 대안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임차에 대한 수요의 일부는 감당할 수 있어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부는 내년까지 수도권 규제 지역에만 6만 6,000호 비아파트 물량을 매입해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매입에 속도를 내면 1~2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실제 차질 없이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그나마 빠르다곤 하지만 비아파트 매입 임대 역시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물량을 공급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 같은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전세난'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픽: 장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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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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