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찍고 최대 폭락…코스피, 역사에 남을 ‘롤러코스터 한 주’[선데이 머니카페]
시장 흔들려도 중심은 여전히 AI 반도체
변동성 키운 레버리지…MSCI는 또 불발

이번 주(6월 22~26일) 국내 증시는 기록적인 상승과 폭락을 동시에 경험하며 어느 때보다 거센 변동성을 드러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반기 말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을 버티지 못했다. AI 반도체를 둘러싼 기대감은 더욱 커졌지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과 레버리지 상품 논란 등 시장의 구조적 과제도 다시 부각된 한 주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2일 9052.42에서 출발해 26일 8411.21로 거래를 마치며 한 주 동안 7.08%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 966.59에서 851.37로 마감해 115.22포인트(11.92%) 하락했다.
22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9114.55를 기록했지만 분위기는 하루 만에 급반전됐다. 23일 지수는 9.99% 폭락하며 역대 최대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고,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는 24~25일 반등했지만, 26일 반기 말 리밸런싱과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다시 5% 넘게 밀렸다. 이날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면서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한 주에 두 차례 거래 중단 조치가 시행됐다.국내 증시에서 같은 주에 서킷브레이커가 두 차례 발동된 것은 증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애플의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속도 조절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 흔들려도 주인공은 반도체…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 ‘겹호재’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중장기 기대는 오히려 커졌다. 23일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약 25년 7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틀 만에 다시 선두를 되찾았지만, AI 메모리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평가됐다.
24일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10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최대 45조 4500억 원 규모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유입과 함께 미국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한층 높게 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더욱 강해졌다. SK하이닉스는 조달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시설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도 호재를 더했다. 25일(현지시간 24일)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배 증가했고, 1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 잔액(RPO)을 공개하면서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SK하이닉스의 평균 목표주가로 미래에셋증권은 420만 원, 삼성증권이 350만 원을 새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55만원, 대신증권이 56만 원을 제시했다.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회복이라는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 MSCI 또 불발·레버리지 논란…남은 과제도 여전
시장 제도와 관련한 이슈도 이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을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하지 않았다.
MSCI는 역외 외환시장 접근성과 원화 환전의 제약 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은 인정했지만 해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근본적인 불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우리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지속하면 MSCI 선진국지수에도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급등락 장세 속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둘러싼 우려도 다시 불거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후회하고 있다”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결과가 나타날 정도로 회전율이 과도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ETF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더해지면서 단기 매매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들어 사이드카는 총 29차례 발동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간 기록(26회)을 이미 넘어섰다. 서킷브레이커도 올해에만 5차례 발동됐으며, 이번 주에만 두 차례 작동했다.
변동성 지표도 급등했다. 24일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5.4포인트 오른 94.81에 마감했다. 지난 9일 기록한 91.23을 11거래일 만에 다시 넘어선 것이다. 장중에는 97.78까지 치솟으며 100선에 육박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에 일침 날린 MSCI수장 “주식 매수 전 언제든 환전 돼야”
- 중국 치고 올라오는데...오픈AI, 美 정부 허락맡고 GPT-5.6 단계적 출시
- 골프채 던지기는 이제 그만!…자칫 2벌타 또는 실격도 가능
- 일본 도시바가 놓친 ‘반도체 황금알’…키옥시아 530조원의 역설
- 우크라, 4년만에 ‘드론 최강국’ 된 비결…전장 시험장화
- 美·이란戰 끝나자마자…이스라엘이 트럼프에 내민 ‘철도 청구서’
- 거품론에 직격탄 날린 마이크론…다음 타자는 삼성·SK
- 진격의 서학개미...韓 해외 금융자산의 절반은 ‘이 나라’
- 관세율 빚는 트럼프…“원칙도, 근거도 없었다”
- 뉴욕·LA 초고가 주택 증세 실험...韓 보유세 개편 ‘참고서’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