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32강 확률 32.9%? 실제로는 '3.29%'에도 못 미치는 이유…승패 의미 사라진 J·L조, 무승부 작정하면 답 없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확률적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2026 FIFA 월드컵(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은 아직 할만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아니다. '귀국'이 코앞까지 다가오고 말았다.
스포츠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27일(이하 한국시각) 기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각 조 3위에 오른 팀들의 32강 진출 확률을 자체 모델을 활용해 산출한 결과 대한민국의 32강행 확률이 32.90%로 잡혔다.
수치상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32강 진출은 아직 희망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숫자'만 따졌을 때 나오는 오류다. 실제 남은 경기들의 상황을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32강 진출 가능성은 눈에 띄게 떨어진다.
현재 대한민국은 조 3위를 기록한 12개국 가운데 32강행 '마지노선'인 8위다. 승점은 3점(1승 2패), 골 득실 차는 -1(2득점 3실점)이다. 그리고 아직 경기를 덜 치른 조 3위 국가가 3개국이나 남아 있으며, 이들 중 최소 두 팀이 대한민국을 넘지 못해야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

경기는 오늘 L조, K조, 그리고 J조 순으로 펼쳐진다. 먼저 오전 6시에 킥오프하는 L조다. 조 2위 가나(승점 4)와 3위 크로아티아(승점 3, 득실 차 -1)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대한민국은 가나가 이겨서 크로아티아의 득실 차가 대한민국보다 처지길 빌어야 한다.
문제는 현재 조 3위 간 경합 상황상 승점 4만 확보해도 32강에 무조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크로아티아는 어떻게든 무승부만 챙겨도 32강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기에, 지지만 말자는 식으로 수세적으로 나올 수 있다.

더구나 크로아티아가 약체도 아니다. 오히려 객관적 전력으로는 가나보다 우위에 있는 팀이다. 만일 크로아티아가 이기면 크로아티아가 조 2위, 가나가 조 3위로 내려온다. 그런데 가나는 이미 승점 4를 확보한 상태라 대한민국을 무조건 넘어서게 된다.
가나가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득점 승리를 노리고 공세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잉글랜드-파나마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자력으로 1위를 차지할 수도 없는 상황인 만큼, 무리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결국 둘 다 '승리'를 목표로 무리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서로 무승부만 기록하자는 생각으로 의도적으로 페이스를 늦춰서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는 오전 11시에 마지막으로 경기가 열리는 J조도 마찬가지다. 조 2위 오스트리아(득실 차 0)와 조 3위 알제리(득실 차 -2)가 나란히 승점 3을 획득한 상황에서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대한민국은 오스트리아가 알제리를 꺾거나, 알제리가 오스트리아를 2점 차 이상으로 제압해서 조 3위로 밀리는 팀이 득실 차에서 최대 -2가 돼 대한민국에 밀리길 기도해야 한다. 하지만 이 매치업 역시 승패를 가리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L조와 마찬가지다. 승점 4만 챙겨도 조 3위 경합에서 무조건 이겨서 32강에 간다. 알제리는 굳이 이기려고 용쓸 필요가 없다. 심지어 조 2위로 32강에 가면 스페인을 만나기 때문에 더더욱 말이다.

반대로 오스트리아 역시 조 1위가 불가능해서 굳이 무리해서 승리를 노릴 요인이 없다. '져주기 게임'을 할 수도 없는 것이 승점 3이 되면 탈락 위험도 커진다. 결국 이 경기 역시 적당히 공방만 펼치다가 무승부로 승점 1점씩 나눠 갖는 것이 두 팀에게 최선이다.
이 두 조에서 나란히 무승부를 작정하고 승점 4점만 챙기려 든다면,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무력하게 탈락이 확정되는 모습을 지켜 볼 뿐이다.

만에 하나 이 두 조 중에 승점이 대한민국에 밀리는 조 3위 팀이 나온다고 해도 이번엔 K조(오전 8시 30분 킥오프)가 문제다. 조 3위 콩고민주공화국(승점 1)과 조 4위 우즈베키스탄(승점 0)이 맞붙는다.
무승부가 나오거나 우즈베키스탄이 이기면 누가 조 3위가 되더라도 대한민국을 넘을 수 없다. 문제는 콩고민주공화국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무승부를 챙길 정도로 전력이 탄탄하고, 우즈베키스탄은 2경기 1득점 8실점이라는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하면 여기서도 콩고민주공화국의 승리라는, 대한민국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확률이 비교적 높다. 이런 가운데 L조에서 크로아티아가 가나를 잡거나 비기기까지 한다면 J조는 볼 필요도 없이 대한민국은 탈락이 결정된다.

애초에 확률에도 함정이 있다. 말이 좋아 32.90%지, 타 팀과 비교하면 평가가 달라진다. 현재 진출 혹은 탈락이 정해지지 않은 6개 팀 가운데 스코틀랜드(0.07%)를 제외하면 가장 낮다.
이란이 86.23%로 가장 높고, 크로아티아(82.93%), 알제리(69.04%), 콩고민주공화국(41.11%) 순이다. 확률 순서대로라면 이란, 크로아티아, 알제리가 남은 세 자리를 챙기고 대한민국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무승부만 거둬도 되는 J, L조의 상황, K조의 경기 전망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32.90%도 아닌 '3.29%'보다도 확률이 낮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결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펼친 황당한 졸전이 역대급 '참사'로 이어지기 코앞까지 와버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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