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코미디의 재미 보여주고 싶었다”

하은정 대중문화 저널리스트·우먼센스 편집장 2026. 6. 27. 15: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남편들》로 돌아온 ‘생활 연기의 달인’ 진선규

(시사저널=하은정 대중문화 저널리스트·우먼센스 편집장)

진선규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편안함이다. 사람 좋은 미소와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순한 인상. 하지만 배우 진선규의 진짜 매력은 그 편안함 뒤에 숨어있다. 선한 아버지부터 잔혹한 악인, 코미디와 액션, 연극과 드라마를 자유롭게 오가는 폭넓은 스펙트럼이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의 색으로 소화해 내는 그는 어느새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진선규는 오랜 시간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아왔다. 같은 학교 출신이자 배우인 아내 박보경은 대학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온 동반자다. 지금도 그는 연극을 자신의 고향이자 뿌리라고 말한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전까지 수많은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오가며 묵묵히 경험을 쌓았고, 긴 무명 시절을 견디며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넷플릭스

진선규라는 이름이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된 건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서다. 위성락 역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그는 이후 영화 《극한직업》 《공조2: 인터내셔날》 《카운트》 《대외비》 《노량: 죽음의 바다》,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경이로운 소문2》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악역을 맡으면 서늘한 긴장감을, 코미디에서는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를, 평범한 가장을 연기할 때는 짙은 인간미를 보여주는 배우다. 진선규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건 장르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다.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에서도 진선규는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꺼내들었다. 가족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지만 범죄자 앞에서는 누구보다 집요한 마약반 에이스 형사 충식 역이다. 전남편과 현 남편이 힘을 합쳐 납치된 가족을 구한다는 독특한 설정 속에서 그는 특유의 생활 연기와 코믹한 에너지를 더해 극을 이끈다. 특히 영화 《극한직업》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 공명과의 티격태격 케미는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웃음 포인트다. 여기에 강한나, 김지석, 윤경호, 이다희, 전소민 등이 가세해 유쾌한 앙상블을 완성했다. 최근 공개된 《남편들》을 통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진선규를 만났다.

영화 《남편들》 스틸컷 ⓒ넷플릭스

《남편들》은 어떤 작품인가.

"범죄 조직에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전남편과 현 남편이 얼떨결에 힘을 합치는 코미디 액션 영화다. 저는 마약반 에이스 형사이자 전남편인 충식을 연기했다. 전남편과 현 남편이 함께 공조한다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두 남자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재미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전남편과 현 남편이라는 설정이 독특하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우선 제목부터 좋았다. 《남편들》이라는 제목 자체가 주는 재미가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두 남편의 관계 때문에 이야기가 굉장히 재미있게 보였다. 전남편과 현 남편이라는 절대 친해질 수 없는 관계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공명과는 《극한직업》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오랫동안 가까이 지내온 사이라 낯설거나 어색함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 가까워지고 깊어진 상태에서 다시 만난 느낌이었다. 배우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친한 사이라 호흡에 대한 걱정도 없었고,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바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 《극한직업》 당시에는 막내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든든한 주연배우로 성장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함께 촬영하며 '멋있다, 잘 컸다'는 생각을 자주 했고, 현장에서 중심을 잡는 모습에서도 한층 성숙해진 배우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남편들》 스틸컷 ⓒ넷플릭스

《극한직업》 이후 다시 코미디를 하게 됐다. 부담은 없었나.

"비교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극한직업》 배우들이 다시 모였고 장르도 코미디다 보니 기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담을 갖고 작업하지는 않았다. 《남편들》만의 이야기와 캐릭터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고, 이 작품 안에서 충식이라는 인물을 잘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있나.

"요즘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가 정말 많다. 특히 이도현 배우는 아내가 함께 작업한 뒤 태도도 좋고 정말 착한 배우라고 칭찬을 많이 했다. 박지훈 배우는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면서 눈빛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마주 보고 연기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아내 박보경 배우의 활약도 화제다.

"좋은 작품들을 만나 그동안 못 했던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너무 좋다. 더 잘되고 더 바쁘게 움직였으면 좋겠다. 아내가 작품 활동을 할 때는 제가 아이들을 더 보면 된다. 아내가 좋은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다."

서로 작품에 대해 조언을 나누는 편인가.

"그렇다. 시나리오도 같이 보고 의견도 나눈다. 어떤 역할인지 말하지 않아도 맞힐 때가 있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에는 함께 대사를 맞춰보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동료 배우이자 조언자라고 할 수 있다."

바쁜 와중에도 연극 무대를 계속 지키고 있다.

"무대는 제게 연기의 힘을 길러준 고향 같은 곳이다. 한 달 넘게 연습실에서 배우들과 매일 만나 연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시간이 정말 좋다. 부족한 점을 채우고 다시 연기할 힘을 얻는다. 버릴 수도 없고, 버리고 싶지도 않은 곳이다."

스스로를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 배우라고 표현했다.

"많은 분이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지도를 보고 배를 넓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여러 경험을 쌓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아직도 배우로서 배우고 싶은 게 많다."

마지막으로 《남편들》을 어떤 영화로 기억해 주길 바라나.

"한국 코미디가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기분 좋게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