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發 ‘당원주의’ 인천 번졌나… 민주 시당위원장, 추대냐 경선이냐 [인천 정가 레이더]

김희연 2026. 6. 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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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갈라지지 않도록 합의 모양 좋아”
이성만 “후보 여럿인 상황, 경선이 맞아”
정일영 “지역위원장들 합의 안 되면 경선”

(왼쪽부터)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성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경인일보DB

최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발 ‘당원 주권주의’ 이슈가 인천에도 여파를 미치는 모양새다. 지역위원장들이 합의한 인물을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식이 최근 제안된 가운데, 이 방식이 당원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반발도 제기된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후보군은 현역 재선 의원인 정일영(연수구을)·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과 이성만 전 국회의원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조만간 중앙당 차원에서 시·도당별 당원대회 일정을 확정해 공지하면, 본격적으로 시·도당위원장 후보 접수 등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이냐 ‘추대’냐… 선출 방식 두고 후보군 대립각

허종식 의원은 공개적으로 ‘경선’이 아닌 ‘추대’를 통한 위원장 선출을 주장하고 있다. 경쟁 구도를 만들기보다는, 인천 지역위원장들이 합의 과정을 거쳐 후보군 중 한 사람을 차기 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식이다. 오는 8월 중앙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분열이 감지되는 만큼, 지역에서만큼은 분열하지 말자는 의도로 읽힌다.

허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서로 갈라지지 않도록 추대 방식을 (지역위원장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후보로 나오고 싶은 분들은 모두 나오고, 그 뒤에 지역위원장들이 의견을 하나로 합쳐서 정하자는 것”이라며 “나 역시 위원장으로 도전할 생각이지만, 추대되는 인물이 (꼭 내가 아닌) 누가 되든 상관없다. 모양이 그게(추대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성만 전 의원은 이러한 의견에 반발하고 나섰다. 시당위원장으로 출마하려는 후보가 1명뿐이고 전체적으로 해당 인물에 대해 반대가 없다면 추대 방식이 가능할 수 있지만, 여러 후보가 나서는 상황에서는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이 전 의원은 당원 의견 반영 없이 임의로 지역위원장끼리 추대하는 방식은 절차를 어기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시당위원장을 뽑는 것은 당원들이다. 그렇다면 선출 방식도 당원들에게 물어야지, 지역위원장끼리 이를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시당위원장은) 당원과 국민이 뽑는 자리다. 갈등 없이 의견이 모인다면 추대로 정할 수는 있겠지만, 한 사람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경선을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정일영 의원도 큰 틀에서 이 전 의원과 입장이 비슷하다. 그는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지역위원장들 의견이 모인다면 한 사람을 추대하고, 그렇지 않다면 경선하면 된다. 다만 지역위원장들이 당원들 의견을 제대로 대표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경인일보DB

중앙당 전당대회 앞두고 인천도
선출 방식 놓고 당내 기류 엇갈려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도 관심
2024년 당원 비율 높여 ‘이변’도

■인천에도 내려온 중앙당發 ‘당원 주권주의’

최근 민주당 중앙당에선 당원 주권주의가 가장 큰 이슈다. ‘당의 주인은 당원’으로, 당의 각종 운영·의사결정 상황에 당원(권리당원) 참여를 보장하자는 논리다. 정청래 전 당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기 전인 지난 10일 비공개 당무위원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등 내용을 담은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반청(반정청래)계 인사들은 불참하는 등 반발했다.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똑같이 반영하는 1인 1표제가 처음 시행되는데, 여전히 당내에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당원이 선출해야 한다”는 이성만 전 의원의 주장도 이와 같은 당원 주권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꼭 1인 1표제가 아니더라도, 현행 민주당 당헌에는 ‘시·도당위원장을 시·도당 당원대회에서 선출하되, (경선 시) 당원대회 대의원 유효 투표 결과를 50% 이하, 권리당원의 유효 투표 결과를 50% 이상 반영해 선출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도당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의견을 동등하게, 혹은 대의원보다 권리당원의 의견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시·도당위원장 선출에 당원의 영향력이 엿보인 대표적 사례는 2년 전 민주당 인천시당 정기당원대회다. 당시 인천시당위원장 경선에선 ‘3선 현역’ 맹성규(남동구갑) 국회의원과 ‘원외’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 맞붙었다. 2022년 경선이 권리당원 50%, 대의원 50% 비율로 결과를 반영했던 것과 비교해 2024년 경선은 권리당원 80%, 대의원 20% 비율로 대폭 조정됐다.

당시 대의원 현장 투표에서는 맹성규 의원(301표)이 고남석 전 청장(208표)보다 많은 표를 얻었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선 고 전 청장(6천179표)이 맹 의원(5천129표)을 앞질렀다.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이 높아진 결과 고 전 청장이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되며 이변을 연출했다.

2024년 7월20일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정기당원대회 당시 인천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승리한 고남석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 /경인일보DB


■선출 방식뿐 아니라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 등 촉각

현 위원장인 고남석 인천시당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7월23일 끝나는 만큼, 올해도 7월20일 전후로 신임 위원장을 정하는 인천시당 당원대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은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중앙당이 시·도당 당원대회 개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내려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까지 ‘추대’ 또는 ‘경선’ 등 인천시당위원장 선출 방식뿐 아니라 경선 시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 등 여러 가지로 합의를 이뤄야 할 부분이 많다.

인천지역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합의만 가능하다면 당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추대 방식을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은 있다. 다만 지역위원장들이 당원들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 당원들의 반발 없는 합의가 가능할지가 중요하다”며 “또 후보들마다 선출 방식에 따라 생각하는 유불리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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