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發 ‘당원주의’ 인천 번졌나… 민주 시당위원장, 추대냐 경선이냐 [인천 정가 레이더]
허종식 “갈라지지 않도록 합의 모양 좋아”
이성만 “후보 여럿인 상황, 경선이 맞아”
정일영 “지역위원장들 합의 안 되면 경선”

최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발 ‘당원 주권주의’ 이슈가 인천에도 여파를 미치는 모양새다. 지역위원장들이 합의한 인물을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식이 최근 제안된 가운데, 이 방식이 당원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반발도 제기된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후보군은 현역 재선 의원인 정일영(연수구을)·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과 이성만 전 국회의원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조만간 중앙당 차원에서 시·도당별 당원대회 일정을 확정해 공지하면, 본격적으로 시·도당위원장 후보 접수 등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이냐 ‘추대’냐… 선출 방식 두고 후보군 대립각
허종식 의원은 공개적으로 ‘경선’이 아닌 ‘추대’를 통한 위원장 선출을 주장하고 있다. 경쟁 구도를 만들기보다는, 인천 지역위원장들이 합의 과정을 거쳐 후보군 중 한 사람을 차기 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식이다. 오는 8월 중앙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분열이 감지되는 만큼, 지역에서만큼은 분열하지 말자는 의도로 읽힌다.
허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서로 갈라지지 않도록 추대 방식을 (지역위원장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후보로 나오고 싶은 분들은 모두 나오고, 그 뒤에 지역위원장들이 의견을 하나로 합쳐서 정하자는 것”이라며 “나 역시 위원장으로 도전할 생각이지만, 추대되는 인물이 (꼭 내가 아닌) 누가 되든 상관없다. 모양이 그게(추대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성만 전 의원은 이러한 의견에 반발하고 나섰다. 시당위원장으로 출마하려는 후보가 1명뿐이고 전체적으로 해당 인물에 대해 반대가 없다면 추대 방식이 가능할 수 있지만, 여러 후보가 나서는 상황에서는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이 전 의원은 당원 의견 반영 없이 임의로 지역위원장끼리 추대하는 방식은 절차를 어기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시당위원장을 뽑는 것은 당원들이다. 그렇다면 선출 방식도 당원들에게 물어야지, 지역위원장끼리 이를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시당위원장은) 당원과 국민이 뽑는 자리다. 갈등 없이 의견이 모인다면 추대로 정할 수는 있겠지만, 한 사람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경선을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정일영 의원도 큰 틀에서 이 전 의원과 입장이 비슷하다. 그는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지역위원장들 의견이 모인다면 한 사람을 추대하고, 그렇지 않다면 경선하면 된다. 다만 지역위원장들이 당원들 의견을 제대로 대표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중앙당 전당대회 앞두고 인천도
선출 방식 놓고 당내 기류 엇갈려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도 관심
2024년 당원 비율 높여 ‘이변’도
■인천에도 내려온 중앙당發 ‘당원 주권주의’
최근 민주당 중앙당에선 당원 주권주의가 가장 큰 이슈다. ‘당의 주인은 당원’으로, 당의 각종 운영·의사결정 상황에 당원(권리당원) 참여를 보장하자는 논리다. 정청래 전 당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기 전인 지난 10일 비공개 당무위원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등 내용을 담은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반청(반정청래)계 인사들은 불참하는 등 반발했다.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똑같이 반영하는 1인 1표제가 처음 시행되는데, 여전히 당내에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당원이 선출해야 한다”는 이성만 전 의원의 주장도 이와 같은 당원 주권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꼭 1인 1표제가 아니더라도, 현행 민주당 당헌에는 ‘시·도당위원장을 시·도당 당원대회에서 선출하되, (경선 시) 당원대회 대의원 유효 투표 결과를 50% 이하, 권리당원의 유효 투표 결과를 50% 이상 반영해 선출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도당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의견을 동등하게, 혹은 대의원보다 권리당원의 의견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시·도당위원장 선출에 당원의 영향력이 엿보인 대표적 사례는 2년 전 민주당 인천시당 정기당원대회다. 당시 인천시당위원장 경선에선 ‘3선 현역’ 맹성규(남동구갑) 국회의원과 ‘원외’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 맞붙었다. 2022년 경선이 권리당원 50%, 대의원 50% 비율로 결과를 반영했던 것과 비교해 2024년 경선은 권리당원 80%, 대의원 20% 비율로 대폭 조정됐다.
당시 대의원 현장 투표에서는 맹성규 의원(301표)이 고남석 전 청장(208표)보다 많은 표를 얻었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선 고 전 청장(6천179표)이 맹 의원(5천129표)을 앞질렀다.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이 높아진 결과 고 전 청장이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되며 이변을 연출했다.

■선출 방식뿐 아니라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 등 촉각
현 위원장인 고남석 인천시당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7월23일 끝나는 만큼, 올해도 7월20일 전후로 신임 위원장을 정하는 인천시당 당원대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은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중앙당이 시·도당 당원대회 개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내려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까지 ‘추대’ 또는 ‘경선’ 등 인천시당위원장 선출 방식뿐 아니라 경선 시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 등 여러 가지로 합의를 이뤄야 할 부분이 많다.
인천지역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합의만 가능하다면 당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추대 방식을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은 있다. 다만 지역위원장들이 당원들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 당원들의 반발 없는 합의가 가능할지가 중요하다”며 “또 후보들마다 선출 방식에 따라 생각하는 유불리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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