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눈 없이 태어난 모로코 아기…“근친혼 영향 때문?”

이수민 2026. 6. 2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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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같은 유전자 변이 지녔을 가능성… 아이에게 희귀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어
모로코에서 태어난 고립성 양측 선천성 무안구증 아이가 사례가 의학 저널에 보고됐다. 안구 돌출부가 없고 눈꺼풀 틈새가 닫힌 모습이다. 사진=큐레우스(Cureus)

양쪽 눈이 없이 태어난 아기의 사례가 모로코에서 보고됐다. 의료진은 아이에게 다른 주요 장기 기형은 확인되지 않아 '고립성 양측 선천성 무안구증'으로 진단했다. 특히 부모가 혈연관계인 근친혼 부부였다는 점에서, 의료진은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모로코 우지다 무함마드 6세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신생아과 의료진은 이 사례를 국제 의학 저널 《큐레우스(Cureus)》에 지난 23일 게재했다.

태어날 때부터 양쪽 눈 없어… 다른 장기 기형은 확인 안 돼

이 무안구증 아기는 만삭으로 태어난 여자아이였다. 출생 직후 양쪽 눈꺼풀 사이로 안구가 보이지 않았고, 눈이 들어가는 뼈 공간인 안와도 작고 꺼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의료진은 안과 진찰과 영상검사를 통해 양쪽 안구가 없는 상태를 확인했다.

심장초음파, 복부초음파, 뇌 검사 등에서는 뚜렷한 동반 기형이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아이를 다른 장기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증후군형이 아니라, 눈에만 국한돼 나타난 '고립성 양측 선천성 무안구증'으로 판단했다.

무안구증은 태어날 때부터 안구가 없는 선천성 눈 기형이다. 태아 초기에는 뇌에서 눈의 씨앗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자라면서 안구가 된다. 그런데 이 과정이 아주 이른 시기에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안구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 한쪽 눈에만 생기기도 하지만, 양쪽에 모두 생기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을 얻기 어렵다.

무안구증은 단독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심장, 뇌, 팔다리, 비뇨생식기 이상 등 다른 선천성 기형과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진단 후에는 눈뿐 아니라 뇌, 심장, 복부 장기, 염색체·유전자 이상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의료진은 "무안구증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여러 장기 기형이 동반되는 증후군의 일부일 수 있어 전신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눈 주변 뼈와 얼굴이 최대한 정상적으로 자라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다만 논문에는 이 아기에게 적용할 구체적인 보형물·수술 계획은 자세히 언급되지 않았다. 안구가 없으면 눈 주변 뼈와 조직이 충분히 자극받지 못해 얼굴 비대칭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보통 생후 이른 시기부터 안와 확장기나 의안 보형물을 단계적으로 사용해 눈 주변 공간의 성장을 유도하고, 성장에 맞춰 보형물을 조절한다.

근친혼이 유전질환 위험 높였을 가능성

이번 사례에서 의료진이 주목한 부분은 부모가 근친혼 관계였다는 점이다. 무안구증의 원인은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다. 임신 중 감염, 특정 약물이나 독성물질 노출, 영양 결핍 같은 환경적 요인도 거론되지만, SOX2, OTX2, PAX6, ALDH1A3 등 눈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 이상도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무안구증·소안구증은 '상염색체 열성' 방식으로 유전될 수 있다. 이는 부모가 각각 같은 유전자 이상을 하나씩 가지고 있지만 본인은 증상이 없다가, 아이가 양쪽 부모에게서 모두 이상 유전자를 물려받으면 병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근친혼이 자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혈연관계가 가까운 부부는 같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동일한 유전자 변이를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일반 부부보다 높다. 두 사람이 같은 열성 유전자의 보인자라면, 부모에게는 아무 증상이 없어도 아이에게는 심한 선천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근친혼은 드문 상염색체 열성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번 사례에서도 유전적 원인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아이에게서 특정 유전자 변이가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근친혼이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의료진은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며, 향후 임신을 준비할 때도 유전 상담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suminle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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