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보다 기능 연계 절실…‘데이터 정책 플랫폼’ 전환해야

광주일보 2026. 6. 27. 12:2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남광주 통합 넘어 대개조]<6>경제단체 민간 싱크탱크 전환해야
5개 상의, 정책 생산 기능 미흡
회장 선거 잡음 등 에너지 소모
광역 경제권 협의체 구성해 협력
현장 데이터 축적·정책 제안 필요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다가오면서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상공회의소(상의)와 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단체의 역할 재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구역을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 구조와 경제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광역 경제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현재 광주·전남에는 광주·목포·여수·순천·광양 등 5개 상의와 광주·전남경총이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기업 애로 해소와 정책 건의, 노사 협력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산업 간 연계와 광역 차원의 공동 대응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가 주목받는 이유도 양 지역의 산업 구조가 상호 보완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은 농업과 에너지, 제조업 등 1·2차 산업과 대규모 생산·실증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광주는 인공지능(AI), 의료, 문화콘텐츠 등 지식 기반 서비스업과 연구개발 역량이 집적돼 있다.

그동안 분리된 행정 체계 속에서 전남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유치에, 광주는 제조업 유치에 각각 힘을 쏟으면서 정책적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 이후에는 지역별 강점을 살린 산업 배치와 제조업·서비스업 융합으로 더 완성도 높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통합 자체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우려하고 있다. 산업별 가치사슬 재편과 기업·대학·연구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권역별 비교우위에 기반한 산업 전략이 함께 추진돼야 실질적인 통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단체의 역할 변화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행정 통합에 맞춰 경제단체 역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조직 통합보다 기능적 연계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광주·전남 상의와 경총이 각 지역의 역할과 기능은 유지하되, 광역 경제권 차원의 공동 협의체나 위원회를 구성해 긴밀히 협력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상의의 경우 정기 간담회와 산업별 분과위원회를 통해 지역 기업 간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현안을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전남 역시 권역별 경제단체를 유지하면서도 공동 의제를 발굴하고 산업 정책을 조율하는 광역 협력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반복되는 회장 선거 잡음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단체의 정책 생산 기능 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단체들은 경기 동향과 고용, 임금, 설비투자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지역 경제 현황을 분석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민간 싱크 탱크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반면 지역 경제단체들은 기업 간 교류 기능에 비해 지역 경제를 분석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경제단체가 지역경제 조사센터 운영 등을 통해 현장 데이터를 축적·분석하고 산업정책과 지역 발전 전략을 제안하는 데이터 기반 정책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종일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광주·전남 통합의 성공 여부는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기업, 인재가 하나의 경제권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달려 있다”며 “광주는 연구개발과 서비스 산업, 전남은 생산과 실증 인프라라는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향으로 산업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경제단체 역시 조직을 물리적으로 합치는 것보다 기능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지역 상의와 경총이 지역 현안을 담당하면서도 광역 차원의 공동 의제를 발굴하고 정부 대응 창구를 일원화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지역 경제단체에 필요한 것은 선거를 둘러싼 논란보다 지역경제를 위해 어떤 공공재를 생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라며 “지역경제 통계와 기업경기 조사, 산업 분석, 정책 제안 기능을 강화해 지역 기업과 지자체, 중앙정부를 연결하는 민간 싱크 탱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Copyright © 광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