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천재 한 명이 기업을 바꾼다"…글로벌 빅테크, 인재 확보 '각축전
삼성·SK도 채용 혁신..."AI 인재 부족이 한국 산업 최대 리스크"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기업 경쟁력이 공장이나 자본이 아닌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와 AI 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은 세계 최고 연구자 한 명을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보상까지 제시하며 치열한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AI 기술 경쟁의 핵심이 '인재 확보'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생산시설과 설비 규모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뛰어난 AI 연구자와 반도체 설계 인력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실제 생성형 AI와 추론형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GPU나 데이터센터 확보 못지않게 최고 수준의 AI 연구자 영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에는 연구자 한 명이 수천억원의 기업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재 확보 경쟁이 과거 어느 산업보다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 "AI 천재 한 명이 미래를 만든다"…실리콘밸리 인재 쟁탈전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AI 연구자를 둘러싼 영입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메타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은 생성형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 연구자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오픈AI와 구글, 앤스로픽, xAI 등도 핵심 연구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논문 실적과 모델 개발 경험을 갖춘 핵심 연구자의 경우 일반적인 개발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처우를 제시받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연봉 경쟁을 넘어 연구 환경과 컴퓨팅 자원, 독립적인 연구 권한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면서 연구 인력 확보 자체가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반도체 공장을 누가 먼저 짓느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어떤 연구자를 확보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시대"라며 "AI 핵심 인재 한 명이 기업의 기술 방향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도 결국 사람…삼성·SK, '인재 확보' 총력
국내 기업들도 AI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석학과 연구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으며 해외 우수 인재 채용과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AI 반도체와 온디바이스 AI,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 조직도 꾸준히 강화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신입 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하는 등 직무 중심 채용으로 전환하며 성장 가능성과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에 나섰다.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전략이다.
LG 역시 AI 연구 조직을 확대하며 생성형 AI와 산업 AI 분야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HBM과 첨단 패키징,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설계 분야 전문 인력 확보는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서버 한 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GPU뿐 아니라 HBM과 첨단 패키징, 인터커넥트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 결국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사람이며, 인재 확보 여부가 미래 시장 점유율을 좌우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 한국의 약점은 '인재 풀'…교육·연구 생태계 키워야
다만 국내 산업계는 AI 인재의 절대적인 규모가 부족하다는 점을 가장 큰 고민으로 꼽는다.
미국은 세계 최고 대학과 빅테크를 중심으로 글로벌 연구자를 끌어들이고 있으며 중국도 국가 차원의 투자와 파격적인 지원으로 AI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우수한 반도체 제조 역량에도 불구하고 AI 연구자와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과 제한적인 연구 환경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경쟁력은 결국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성장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AI 반도체 역시 생산시설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HBM과 차세대 메모리, 첨단 패키징, AI 알고리즘까지 모든 혁신은 연구개발 인력에서 시작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패권 경쟁은 결국 인재 패권 경쟁"이라며 "반도체 공장은 돈으로 지을 수 있지만 세계 최고 연구자는 단기간에 만들 수 없다. 지금 인재 확보에 실패하면 미래 산업 경쟁력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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